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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주주우대 제도로 '개미 모으기' 시동, 신동빈 '기업가치·실적' 두 토끼 잡나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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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주주우대 제도로 '개미 모으기' 시동, 신동빈 '기업가치·실적' 두 토끼 잡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일본식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해 개인주주 확대와 유통사업 실적 개선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12년 만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사에 주주우대 제도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회사 주식을 1주만 보유해도 쇼핑 할인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주 전용 멤버십을 출시하기로 하면서다. 이는 회사 실적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주주우대 제도를 적극 도입해온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볼 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매출도 늘어난 사례가 존재하긴 하지만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신 회장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쇼핑이 11월 도입하기로 한 주주 전용 멤버십 '엘.아너스 클럽'은 일본 기업들이 개인주주 확보를 위해 활용해 온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엘.아너스 클럽은 롯데쇼핑이 주식 보유 규모와 기간에 따라 할인쿠폰과 포인트 적립, 백화점 편의시설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첫 도입이다.

일본에서는 엘.아너스 클럽과 비슷하게 현금배당과 별도로 주주에게 상품권과 할인쿠폰, 자사 제품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일본 컨설팅기업 노무라인베스터릴레이션즈가 2025년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같은 해 3월 말 기준 주주우대 제도를 운영하는 상장 종목은 1580개로 전체의 35.0%에 이른다. 1992년 251개와 비교하면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본 회전초밥 체인 '구라스시'는 2024년 12월 주주우대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가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2025년 2월19일 제도 재도입을 발표하면서 기존 할인쿠폰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권으로 바꿨다. 

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제도 재도입을 발표한 다음 날인 2025년 2월20일 구라스시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9.3% 상승한 3090엔(약 2만6천 원)을 기록했다. 주주우대 혜택이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수의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주주 수도 증가했다. 2024년 10월 말 4만1500명이었던 전체 주주는 1년 뒤 5만2028명으로 25.4% 늘었다. 이 가운데 개인주주는 4만999명에서 5만1422명으로 25.4% 증가했다.

본업 매출도 같은 기간 증가했다. 구라스시의 2025년 10월 결산 기준 연결 매출은 약 2451억 엔(약 2조7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 늘었다. 

주주우대 제도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 도시샤대학교 연구진이 2024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 203곳을 분석한 결과, 신규 투자자에게 유리하도록 주주 혜택을 바꾼 128곳의 주가가 발표 직후 이틀 동안 시장 흐름을 고려한 기준보다 평균 1.26% 더 올랐다. 

롯데쇼핑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왔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2025년 주당 배당금은 4천 원으로 1년 전보다 5.3% 늘었지만 올해 10월 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 안팎에 머물렀다.

롯데쇼핑은 기존 현금배당에 주주 전용 혜택을 더해 주식 보유의 매력을 높이고 개인투자자 확대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주에게 제공한 혜택이 매장 방문과 추가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유통사업 실적 확대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시도는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수장 복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신 회장은 2025년 3월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5년 만에, 대표이사로는 12년 만에 복귀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유통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계열사별로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왔는데 롯데쇼핑에서는 주주 확대와 유통사업 성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주주우대 제도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쇼핑 주주우대 제도로 '개미 모으기' 시동, 신동빈 '기업가치·실적' 두 토끼 잡나
▲ 화장품기업 달바글로벌은 국내에서 최초로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했다. <달바글로벌>
롯데쇼핑의 시도는 대기업 최초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화장품기업 달바글로벌이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2025년 상장과 함께 주주 할인 혜택을 도입했고 올해 8월에는 주주 전용 쇼핑몰을 열었다.

사전 운영에서 개인주주 약 5만 명 가운데 16.7%가 가입했으며 구매자 재구매율은 35.5%, 1인당 평균 구매액은 3만9528원으로 집계됐다.

달바글로벌 사례는 주주우대 제도가 실제 상품 구매와 재구매가 이뤄지는 판매채널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롯데쇼핑은 달바글로벌보다 주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다. 백화점과 마트·슈퍼, 이커머스 등 여러 유통채널을 갖추고 있어 식품부터 패션과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상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물론 주주우대 제도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주주우대 제도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시행조차 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일본 부동산기업 레볼루션은 2024년 10월 일정 규모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연간 12만 엔(약 101만 원) 상당의 전자상품권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요주주의 주식 매도로 혜택 대상자가 당초 예상한 최대 2965명에서 9930명으로 늘면서 연간 예상 비용도 3억6천만 엔(약 30억 원)에서 11억9천만 엔(약 1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결국 레볼루션은 2025년 3월 제도를 폐지했고 발표 이후 이틀 동안 주가가 51.3% 급락했다. 주가 하락을 제도 폐지만의 영향으로 볼 수는 없지만 혜택 제공 비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 주주 확보를 위한 정책이 오히려 기업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롯데쇼핑 역시 주주가 늘어날수록 할인쿠폰과 포인트 적립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주주들이 할인 혜택을 이용해 기존보다 상품을 더 구매하지 않는다면 비용만 늘어나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주주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무라인베스터릴레이션즈가 3월 공개한 일본 주주우대 제도 운영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주에게 자사 그룹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기업 가운데 23.1%는 쿠폰 이용률이 20% 미만이라고 답했다. 주주들이 제공받은 혜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롯데쇼핑이 기대하는 매장 방문과 추가 구매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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