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사용 확산에 따른 단백질 수요 증가가 셀렉스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사업인 유가공 사업의 더딘 성장 속에서 셀렉스가 '단비'와 같은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육성해온 셀렉스가 내년 제품군 확대를 통해 성인영양 사업을 키운다. |
13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회사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셀렉스에 쉐이크와 샷 등 다양한 제형의 단백질 신제품을 추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셀렉스는 2018년 출시한 성인영양식 브랜드로 단백질 음료와 분말, 바 등 영양 보충 제품 등으로 이루어졌다. 매일유업은 일상적인 영양 보충과 운동 전후 고단백 섭취, 간편한 휴대 등 소비 목적에 맞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고함량 단백질 음료와 식물성 단백질 음료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이에 더해 내년에는 제형까지 다양화해 섭취 목적과 방식에 따른 선택지를 늘리려는 것으로 읽힌다.
셀렉스 확대는 외형 성장 속도가 완만해진 매일유업의 매출 기반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일유업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1조7830억 원에서 2025년 1조8435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2022년 8.6%, 2023년 5.8%에서 2024년 1.6%, 2025년 1.8%로 낮아졌다.
다행인 지점은 앱솔루트 분유와 셀렉스 등이 포함된 뉴트리션 부문이 전체 매출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외형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뉴트리션 부문 매출은 12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2% 늘었다. 매출 비중도 1년 전 11.60%에서 올해 상반기 12.68%로 높아졌다.
반면 매일우유와 매일바이오 등이 포함된 유가공 매출은 4841억 원으로 1.5%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50.96%를 차지하지만 성장률은 뉴트리션보다 낮았다.
매일유업이 셀렉스에 집중하는 것은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5월에는 셀렉스 운영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흡수합병했다. 경영효율화와 온·오프라인 영업 시너지, 상품개발·마케팅 역량 강화를 주요 목적으로 설명했다.
셀렉스는 김선희 부회장이 제품 기획에 직접 관여하며 육성해온 사업이기도 하다.
김 부회장은 창업주 고 김복용 회장의 조카이자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재무·리스크 관리 경력을 쌓은 뒤 김정완 회장의 권유로 2009년 재경본부장 전무로 합류했다. 이후 재무·기획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을 이끌었고 2023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단백질 제품이 운동을 많이 하는 소비자 위주로 출시되던 상황에서 운동 초심자도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김 부회장의 사장 재임 시기 셀렉스를 출시하며 국내 성인영양식·단백질 시장을 개척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은 2019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도 성인영양식 등 신사업 강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와 함께 단백질 제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나면서 셀렉스가 성장 기회에 올라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단백질 소비 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매일유업은 2027년 셀렉스에 쉐이크·샷 등 다양한 제형의 신제품을 추가하기로 했다. 사진은 단백질 음료 셀렉스 프로핏 제품. <매일유업> |
인공지능(AI) 기반 리서치 테크기업인 오픈서베이가 올해 9월22~26일 전국 만 20~59세 남녀 1500명을 조사한 ‘고단백 식품 트렌드 리포트 2026’를 보면 비만치료제 사용 경험에 따른 단백질 제품의 소비 차이가 나타났다.
현재 비만치료제 사용자의 최근 1개월 단백질 음료 취식률은 47.5%로 미사용자 29.1%보다 높았다. 분말형 단백질 쉐이크 취식률도 각각 52.5%, 28.2%로 차이를 보였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유행으로 단백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료를 찾는 젊은층의 수요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머레이터는 2025년 10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중감량 목적으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사용한 가구가 비사용 가구 대비 단백질 쉐이크 지출을 38%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단백질 시장은 높은 수요만큼이나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평가된다. 매일유업 셀렉스뿐 아니라 빙그레 더단백, 오리온 닥터유프로, 남양유업 테이크핏, 일동후디스 하이뮨 등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들이다.
빙그레는 올해 2월 단백질을 각각 35g과 40g 담은 다크초코·더블초코 음료를 선보였다. 오리온은 7월 단백질 62g을 담은 말차 음료를 출시했다. 매일유업도 고함량 음료와 식물성 단백질 음료를 내놓으며 제품 선택지를 늘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셀렉스는 내년에도 세분화되는 소비자 수요와 타깃별 섭취 목적에 맞춰 단백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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