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23년 12월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위촉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체 mRNA 플랫폼 고도화와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전
허은철이 회사 자체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10월2일 국내외 학회에서 자체 mRNA·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LNP는 mRNA를 보호하고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자체 mRNA 설계 기술과 특정 장기·세포를 겨냥하는 LNP 후보물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장류 반복 투여와 여러 조직·세포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전달 효율 등을 확인했다.
GC녹십자는 이를 바탕으로 희귀 유전질환과 만성 염증질환, 항암 면역치료제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화순공장에는 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 개발로 연결할 mRNA·LNP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자체 플랫폼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C4006A’의 임상 개발도 진전됐다.
GC녹십자는 2026년 9월11일 GC4006A의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2025년 12월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 2상에서는 만 19~85세의 건강한 성인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대조 백신과 비교해 적정 용량과 면역반응을 평가한다. 회사는 2026년 안에 첫 대상자 투약을 시작하고 2027년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제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질병관리청 등이 추진하는 국책과제를 통해 2028년 국산 mRNA 백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6월17일 앱클론과 생체 내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mRNA를 환자의 체내 T세포에 전달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CAR-T세포가 몸 안에서 만들어지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자체 백신 임상과 외부기업 공동연구를 병행해 mRNA 플랫폼을 여러 의약품에 활용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고령층 독감백신 개발과 해외 협력 확대
허은철은 고령층 대상 백신과 차세대 복합 백신을 통해 독감백신 사업의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9월4일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후보물질 ‘GC3114B’의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GC3114B는 표준용량 독감백신보다 많은 항원을 포함해 고령층의 면역반응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임상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대조 백신과 비교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회사는 2026년 하반기 임상 2상 첫 대상자 투약을 시작하고 임상 3상은 여러 국가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6년 8월28일에는 프랑스 백신 개발기업 오시백스와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의 독감백신 ‘지씨플루’와 오시백스의 A형 독감백신 후보물질 ‘OVX836’을 결합해 한 번의 주사로 투여하는 복합 백신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서로 다른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두 제품을 결합해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GC녹십자는 오시백스에 지씨플루 활용을 위한 비독점적 사용권을 제공하고 복합 백신의 국내 상용화 독점권을 확보했다. 지씨플루 장기 공급과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 등도 수익원으로 마련했다. 오시백스는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맡는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수출을 통해 해외사업 기반을 쌓아왔다. 2021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22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는 4891만 달러, 당시 약 574억 원 규모의 독감백신 잠정 수주를 사전통지받았다. 당시 회사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독감백신 수출 계약이었다.
△헌터라제 해외 허가 확대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허은철은 기존 희귀질환 치료제의 판매지역을 넓히는 한편 후속 신약의 글로벌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8월24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정맥주사 제형의 인도·대만 품목허가와 뇌실 내 투여 제형의 대만 품목허가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헌터라제 정맥주사 제형은 14개국, 뇌실 내 투여 제형은 4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뇌실 내 투여 제형은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해 중추신경계 증상 개선을 겨냥한 제품이다. 헌터라제는 2025년 매출 744억 원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후속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노벨파마와 공동개발하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 ‘GC1130A’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가 주도하는 이 임상은 환자 9명 모집을 목표로 하는 공개·용량증량 시험이다. 뇌실에 약물을 직접 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 등을 평가한다. 1차 평가지표는 최대 108주 동안의 이상반응 발생과 특성이며 2027년 6월 종료를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과 공동개발하는 파브리병 치료제 ‘GC1134A’는 미국·한국·아르헨티나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 편의성을 높이는 장기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GC녹십자가 시험을 주도하고 한미약품이 협력하는 이 임상은 환자 18명 모집을 목표로 하는 공개·용량증량 시험이다. 1차 평가지표는 최대 48주 동안의 이상반응 발생과 특성이며 예상 종료일은 2028년 8월30일이다.
기존 제품의 해외 판매 확대와 후속 신약 개발을 병행해 희귀질환 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 ▲ GC녹십자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최대 매출 달성, 수익성 회복 과제
허은철은 해외 주력 제품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GC녹십자의 연간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 다만 2026년 들어 이익이 줄면서 수익성 회복 과제를 안았다.
GC녹십자는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567억 원, 영업이익 135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61.9% 감소했다.
특히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은 17억 원으로 2025년 2분기 274억 원의 6%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도 5003억 원에서 4212억 원으로 감소했다.
녹십자웰빙의 연결대상 제외와 독감백신 원액 매출의 하반기 이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보건기구 지정 기관의 독감 유행 균주 표준품 확보가 늦어지면서 생산·공급 일정이 조정됐다. 회사는 해당 원액 물량을 2026년 7월 전량 출하했으며 헌터라제 해외 매출도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GC녹십자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9913억 원, 영업이익 692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115.4% 늘었다. 알리글로와 헌터라제,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등의 해외 판매가 실적 확대를 뒷받침했다.
다만 2025년 순손실 297억 원을 내여 적자흐름은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3년 198억 원, 2024년 426억 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3년 연속 순손실 상황에 놓였다.
회사는 2025년 GC셀의 영업권 평가에 따른 일회성 회계처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알리글로의 성장을 기존 고수익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자회사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허은철의 주요 경영 과제로 꼽힌다.
△혈액제제 알리글로 미국 판매 확대
허은철이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판매를 확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알리글로는 2026년 2분기 매출 405억 원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보다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GC녹십자는 2026년 연간 매출 목표로 1억5천만 달러를 제시했다.
앞서 알리글로는 2025년 미국에서 연간 1500억 원을 웃도는 매출을 거뒀다. 2024년 7월 미국에 첫 출하 뒤 회사의 주요 성장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GC녹십자는 미국 법인 GC바이오파마USA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했다.
알리글로는 성인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 진출까지는 여러 차례 난관을 겪었다.
GC녹십자는 2016년 FDA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5%의 허가를 신청했지만 제조공정 관련 자료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진출이 지연됐다. 이후 고농도인 10% 제제의 허가를 추진했다.
2022년 2월에는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 FDA는 충북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의 현장실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C녹십자는 2023년 4월 오창공장 현장실사를 받은 뒤 같은 해 7월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고 12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오랜 기간 추진한 미국 진출을 실제 매출 성장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오창공장에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생산시설 투자
허은철은 알리글로에 이은 후속 혈액제제의 미국 진출을 위해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7월16일 충청북도·청주시와 중장기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오창공장에 연구개발 비용 등을 포함해 모두 53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1400억 원은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20% 제제 ‘GC5136B’ 생산설비 구축에 투입한다. 오창공장 안에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하는 투자다.
GC5136B는 정맥주사형인 알리글로의 뒤를 이을 후보물질이다. 피하주사 방식으로 환자가 직접 투여할 수 있어 투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비임상 개발을 진행하며 2027년 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제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오창공장 설비투자와 핵심 연구개발 과제에 투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관계사 큐레보 매각으로 연구개발 투자 성과
허은철은 미국 관계사 큐레보의 매각을 통해 대상포진 백신 연구개발 투자에서 성과를 거뒀다.
GC녹십자는 2026년 7월9일 일라이릴리로부터 큐레보 지분 매각에 따른 계약금 일부인 2868억 원을 수령했다.
앞서 2026년 5월 큐레보는 일라이릴리에 발행 주식 전량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계약금과 향후 조건 달성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를 합쳐 최대 15억 달러다.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20.3%를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가 받을 수 있는 매각대금은 계약금과 조건부 단계별 기술료를 합쳐 약 4621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단계별 기술료는 상업화 과정에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일라이릴리는 이번 거래로 큐레보가 개발하던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의 권리를 확보했다.
GC녹십자는 2017년 대상포진 백신의 글로벌 임상 개발을 위해 큐레보를 설립하고 후보물질을 이전했다. 별도 개발회사를 통해 해외 임상을 진행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다.
허은철은 “이번 거래는 큐레보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 전략이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매각대금 외에도 향후 조건에 따라 위탁생산과 매출 기반 로열티 등 추가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과 프리미엄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구개발 5대 핵심 과제 선정
허은철은 연구개발 조직과 투자 기반을 확대해 온 데 이어 핵심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6월25일 연구개발 포트폴리오 검토를 거쳐 5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가치와 사업적 중요도를 기준으로 과제를 추리고 ‘더 팹 파이브’라는 이름을 붙였다.
선정된 과제는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GC5136B’, 코로나19 mRNA 백신 ‘GC4006A’,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백신 ‘GC1140B’, 파브리병 치료제 ‘GC1134A’, 이중항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GC1148A’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하는 GC1148A는 암세포의 두 표적을 인식하는 이중항체에 약물을 결합한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비임상 약효·독성 평가를 통해 임상 개발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있다.
기존 강점인 혈액제제와 백신의 후속 제품을 확보하면서 항암제 분야로 연구개발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허은철은 2018년 초기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외부 기술 도입을 담당하는 연구·초기개발 전문조직인 RED본부를 설치했다.
2022년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의 신약 발굴 조직을 흡수해 초기 연구 인력을 강화했다. 다양한 치료 접근법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플랫폼 과학·기술 조직도 신설했다.
△미국 혈장센터 확대해 혈액제제 수직계열화 강화
허은철은 미국 혈장센터를 확보해 원료 조달부터 생산·판매로 이어지는 혈액제제 사업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6년 4월9일 미국 자회사 ABO플라즈마의 텍사스주 라레도 혈장센터가 FDA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운영 중인 미국 혈장센터 7곳이 모두 FDA 승인을 확보했다. FDA 허가를 받은 센터에서 채취한 혈장은 상업적 판매와 의약품 원료 사용이 가능하다.
ABO플라즈마는 2026년 4분기 텍사스주 이글패스에 여덟 번째 센터를 개소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8년까지 8개 센터의 가동률을 높여 알리글로 생산에 필요한 원료 혈장의 80%를 자체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GC녹십자는 2025년 1월 미국 혈장센터 운영회사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138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ABO홀딩스는 미국 뉴저지·유타·캘리포니아 등에서 혈장센터 6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후 2025년 9월 라레도 센터를 개소하며 원료 확보 역량을 확대했다.
원료 혈장의 외부 공급 의존도를 낮추고 수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25년 6월 한국화이자제약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국내 공동판매 및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GC녹십자 > |
△녹십자웰빙 지분 매각해 핵심 사업 투자재원 확보
허은철은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핵심 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확보했다.
GC녹십자는 2026년 3월31일 보유하고 있던 녹십자웰빙 지분 전량을 지주회사인 GC녹십자홀딩스에 매각했다.
처분 주식 수는 392만250주, 처분금액은 504억5400만 원이다. 매각 이후 녹십자웰빙은 GC녹십자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에서 제외됐다.
GC녹십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 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매각 목적으로 제시했다. 미국 혈액제제 사업과 후속 제품 개발 등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다만 자회사 매각은 현금을 확보하는 대신 해당 자회사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서 빠지는 변화를 동반한다. 실제로 녹십자웰빙의 연결 제외가 2026년 2분기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탄저백신 상용화 성과와 결핵백신 허가 불발
허은철은 탄저백신의 국산화와 공급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결핵백신 개발에서는 허가 단계의 실패를 겪었다.
GC녹십자는 2025년 12월8일 질병관리청과 공동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를 처음 출하했다. 초도 물량은 질병관리청의 비축용 백신으로 공급됐다.
배리트락스주는 2025년 4월8일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39번째 신약이자 세계 최초의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이다. 전남 화순 백신공장에서 생산한다.
반면 피내용 결핵 예방백신 ‘GC3107A’는 품목허가를 받지 못했다.
GC녹십자는 2023년 12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2025년 4월 신청이 반려되면서 국내 판매 계획을 철회했다.
백신 국산화 투자를 상용화로 연결한 성과와 함께 개발을 마친 제품의 허가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보여준 사례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위탁생산 사업 성과 부진
GC녹십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치료제 개발과 백신 위탁생산을 추진했으나 상당수 사업을 실제 상용화로 연결하지 못했다.
GC녹십자는 2021년 하반기 얀센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논의했지만 같은 해 12월 협의가 중단됐다.
앞서 2021년 6월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하고 임상 3상 개발을 중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5월 해당 임상시험의 설계와 목적으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코비딕주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면역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치료제였다. 기존 혈액제제와 생산방법이 유사해 신속한 개발이 기대됐고 허은철은 치료제 무상공급 방침도 내놨다. 그러나 허가와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GC녹십자는 2020년 10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CEPI가 지정하는 백신을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최대 5억 도즈 생산한다는 내용이었다. 도즈는 1회 접종분을 뜻한다.
하지만 후속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실제 생산·공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2021년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 절차와 유통을 맡아 일부 사업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 확대 위해 GC 브랜드 도입
녹십자그룹은 2018년 1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GC’ 브랜드와 새로운 기업로고(CI)를 도입했다.
GC는 녹십자의 영문 이름인 ‘그린크로스’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지주회사 녹십자홀딩스는 GC, 사업회사 녹십자는 GC녹십자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계열사에도 GC를 적용했다.
기업로고는 두 개의 십자 도형이 맞물린 모양으로 바꿨다. 녹색 십자가를 상표로 사용하는 해외기업들과 구분하고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였다.
GC녹십자의 법인명은 주식회사 녹십자다. 현재 영문 브랜드는 ‘GC Biopharma’를 사용한다.
△연구개발 전문가로 경영수업 시작
허은철은 연구개발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GC녹십자의 경영을 맡았다.
2015년 1월 조순태 부회장과 함께 녹십자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허은철은 연구개발, 조순태는 영업 분야를 중심으로 역할을 나눴다. 조순태가 물러난 2016년 3월부터 단독대표이사를 맡았다.
허은철은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미국 코넬대학교 박사과정을 마친 뒤 2004년 녹십자 부설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을 맡았다. 2006년 녹십자 연구개발 기획실로 자리를 옮겼고 2009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에 올랐다.
허은철이 부사장이던 2009년 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개발했다. 이후 범미보건기구 입찰 등을 통해 독감백신 수출을 확대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목암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GC녹십자가 걸어온 길
GC녹십자는 1967년 설립된 수도미생물약품판매주식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71년 녹십자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를 생산했다. 이후 B형간염 백신과 유행성출혈열 백신, 수두백신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허은철의 부친인 허영섭 선대 회장은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녹십자를 성장시켰다. 허영섭은 한일시멘트 창업주 허채경의 차남이다.
허영섭이 2009년 별세한 뒤 동생
허일섭이 그룹 경영을 이끌었다. 허은철은 2015년 사업회사인 녹십자의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맡았다.
녹십자는 2015년 매출 1조478억 원을 기록하며 유한양행, 한미약품과 함께 제약업계 매출 1조 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주회사인 GC녹십자홀딩스는
허일섭 대표이사 회장과 허은철의 동생인
허용준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허용준은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이 됐고 2021년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