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지만, 부품사 파업으로 여전히 생산차질을 빚는 등 하반기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지난 8월26일과 28일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지고, 일부 생산라인은 가동을 멈췄다.
| ▲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2026년 8월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열린 공동 파업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부품사 파업이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로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하반기 판매 감소와 신차 출시 지연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모비스 부품 자회사들 파업이 현대차·기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기아는 지난 8월28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6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현대차도 8월31일 진행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찬성률 61.55%로 가결됐다. 다만 현대차 노조는 올해 부분파업 6차례와 10년 만에 전면파업까지 진행하면서 7만 대 가까운 생산 차질과 2조 원 가까운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임단협이 타결됐음에도 곧바로 생산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지난 26일과 28일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 기간 주·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는데, 현대차와 기아에서 1만 대 정도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지난 7월15일에도 주·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모트라스는 현대차·기아에 샤시 모듈 등을, 유니투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모터와 램프, 전자제동 부품 등을 공급하는 곳이다.
자동차 공장은 부품 재고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공급받는 적시 생산 방식으로 가동된다. 부품 공장이 파업하면 자동차 생산라인도 곧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 ▲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 <현대자동차> |
실제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부분파업을 진행한 당시 현대차 울산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일부 생산라인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현대차·기아 노조가 파업한 것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파업 없이 올해 차량 생산을 계속해 왔지만 현대차는 생산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파업 영향 등으로 8월 국내 판매량이 3만4333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41.1% 급감했다. 8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는 15.0%, 글로벌 판매는 6.0% 감소했다.
반면 파업이 없었던 기아는 8월까지 누적 국내 판매 7.0%, 글로벌 판매는 4.4%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주력 모델인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와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 출시와 함께 신차 효과로 판매가 늘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 남은 기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디 올 뉴 투싼’과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등 신차 출시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품사 파업이 장기화하면 판매 감소와 함께 신차 출시 지연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의 추가 파업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이날 저녁 본교섭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사업 재편과 고용 안정, 임금체계 등을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구체적 요구안과 사측의 제시안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사측은 2300만 원이 넘는 총 임금 인상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이 8만1천 원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 측은 이날 본교섭에서 사측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