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반도체 호황 지속 및 중장기 성장성에 시장의 의구심마저 키우고 있다는 해외 투자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크게 늘린 반면 주주환원 강화에는 소극적이라는 해외 투자기관들의 비판이 나온다.
주주환원 정책이 지금보다 확대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업황 호조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6일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주환원 정책에 구체적 계획을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자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잉여현금을 주주들에 더 적극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기관 LSEG와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6년 말까지 모두 2630억 달러(약 373조 원)의 순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엔비디아의 2026년 말 예상 현금 1020억 달러(약 145조 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주주환원을 좀처럼 확대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증권가에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의 지속가능성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이 확신을 보이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수준을 주주환원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론의 100% 환원 약속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영국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인베스터스의 리처드 클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잉여현금흐름의 50% 정도만 환원하는 정책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전했다.
| ▲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래 사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장기 및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 호황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인식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비율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80%까지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로이터는 증권사 JP모간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주주환원에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는 일이 투자자들의 심리 회복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클레이그룹의 아딜 에브라힘 주식부문 총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 창출 능력을 고려한다면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은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에브라힘 총괄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미래를 위해 필요한 투자와 주주환원 확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축소해 한국 증시를 중장기적으로 재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고질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대표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확대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다.
에브라힘 총괄은 애플이 2013년에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을 모범사례로 제시했다.
애플은 당시 2015년까지 모두 1천억 달러를 주주들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도 주주환원 부족에 따른 한국 상장사의 가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려 힘쓰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의 김규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주주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었다”며 “그러나 콘퍼런스콜이 끝난 뒤에는 매우 화가 났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