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인사이트  데스크 리포트

[데스크리포트 8월] 세금 때려서는 집값 못 잡는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6-08-05 08:37:5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다. 이 당위론적 명제에 대체로 이견은 없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2026년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키워드가 '실거주'다. 
 
[데스크리포트 8월] 세금 때려서는 집값 못 잡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에서 2026년 부동산 세제 개편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세제 개편안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초고가 주택 중심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한시적 퇴로를 열어 팔 기회를 준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공제 금액은 이전보다 높였다. 양도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준도 보유 기간이 아니라 실거주 기간을 기준으로 바꾼다.

집을 오래 갖고 있었다고 해서 세금을 덜 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오래 살아야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근로소득과 과세 형평을 고려하고 시세 차익에 세금 역진을 일부나마 시정하려 한다. 

그 결과 부동산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돌려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을 유도한다는 정책적 목표를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세금 올려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아니라는 점도 여러 차례 밝혔다. 사실 세금 때려 집값 잡은 사례는 대한민국에선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집값 안정은 세금뿐 아니라 주택 공급과 금융정책의 적절한 결합이 이뤄질 때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결과일 뿐이다. 당연히 정부에서도 세제개편뿐 아니라 추가 공급 대책과 금융 완화대책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정당하다. 하지만 이 정당성이 선의의 피해자라는 그늘을 만들어선 안 된다. 이 과제는 행정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 맡을 수밖에 없다. 향후 진행될 국회의 세제 개편안 심사 과정을 통해서 말이다.

부동산은 개개인의 욕망과 욕망이 부딪히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누군가는 자기가 가진 집값이 오르길 바라고 다른 누군가는 집값이 떨어져 제 몸 뉠 편안한 공간을 얻고 싶어한다.

국회에서 마련될 부동산 세제 개편 최종안은 이런 모두의 욕망이 조화를 이뤄 대부분의 사람이 수용하고 타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 

책 '소명으로서 정치'에 나오는 막스 베버의 견해를 빌리자면 정치는 정답이 없는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신념이 아니라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책임윤리에 따라 선택하고 타협하는 일이다. 

국회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심사 과정도 이런 철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물론 참여연대나 경제정의실천연합 같은 시민단체나 진보 정당에서는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예외가 많아 고가 1주택자에 오히려 많은 혜택을 준다고 비판한다. 

시민단체는 신념윤리에 따라 활동하는 곳이니 당연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회의 세제 개편안 논의를 그런 철학에 따라 진행하긴 어렵다.

또 보수 야당에선 이번 세제 개편안을 놓고 '증세 핵폭탄'이라고 날을 세운다. 이른바 '배 아파' 세금이라는 얘기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테니 이를 대변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욕망의 분출만으로는 다수가 수긍할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정당한 정책 방향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주요 논점은 정부가 지난달 두 차례 진행한 부동산 세제 정책 토론회에서도 충분히 논의된 바 있다.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국회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심사 과정은 크게 3가지 방향에서 균형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데스크리포트 8월] 세금 때려서는 집값 못 잡는다?
▲ 3일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바뀌는 양도세와 관련한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첫째, 실거주자 보호와 자산 불평등 완화 사이에서 균형이다. 실거주 1주택이라고 무조건 보호하는 것도 고가라고 해서 무조건 중과하는 것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주택 가격에 따른 누진적 과세 방식과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가격대 별로, 소득별로, 거주 형태별로 쪼개서 들여다봐야 한다.

다음으로는 다주택자 매물 유도와 정책의 신뢰성 사이에서 조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완화할 때 '버티면 된다'는 그릇된 기대가 퍼질 수 있다. 

한시적 완화의 일몰을 명확히 하고 추가 유예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둬야 '매물 잠김'으로 전세난이 심화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 보유와 장기 거주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이다. 현 세제 개편안처럼 실거주를 장려하는 방식은 타당하다. 

하지만 장기 보유에 따른 양도차익 공제를 아예 없애버리면 일시적 부담이 늘어나는 이들의 원성이 커지며 세제의 수용성이 흔들릴 수 있다. 또 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수요로 인해 매도 시기가 지연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공산이 있다.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

정책의 목표는 대체로 다원적이다.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조세 형평성과 자산 불평등 해소 사이에서 최선의 결과를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혜롭게 검토됐으면 한다.

이를 통해 집값 안정까지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박창욱 건설&에너지부장 겸 글로벌&기후대응부장(부국장) 

최신기사

현대차 '디 올 뉴 아반떼' 계약 시작, 가솔린 2398만 원 하이브리드 3042만 원부터
삼성전자 AI 가속기에 수직으로 쌓는 'zHBM' 첫 공개, HBM5 대비 8배 성능
7월 외환보유액 4279억5천만 달러로 6억 달러 증가, 6월 기준 세계 10위 복귀
iM증권 "삼성증권 목표주가 하향, 거래대금 둔화에도 배당 매력 유효 "
쿠팡 2분기 영업손실 8350억으로 적자전환,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6247억 반영
하나증권 "AI 데이터센터 증설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 높아,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비트코인 9118만 원대 상승,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에 투자심리 개선
[데스크리포트 8월] 세금 때려서는 집값 못 잡는다?
정몽준 아들 정기선에 HD현대 주식 280만 주 증여, HD현대 2대 주주 올라서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 4명 압축, 김문관·김성수·김예영·김정중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