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을 포섭하고 경쟁사 입점을 방해한 혐의로 구글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으로 구글에 부과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은 8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 ▲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구글 측에 송부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소했다. 사진은 구글 베를린 지사 실내 구글 로고 모양 조형물. <연합뉴스> |
공정위 사무처는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구글 측에 송부했다고 1일 밝혔다.
심사보고서가 당사자에게 전달됨에 따라, 향후 구글의 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정위의 전원회의 심의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에 반발한 게임사들이 플레이스토어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밀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국내외 주요 게임사 22개사(국내 5개사, 해외 17개사)와 이른바 ‘GVP(Google Velocity Program, 프로젝트 허그)’로 불리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사자에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비롯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라이엇 게임즈 등 외국계 17개사가 포함됐다.
계약의 핵심 조건은 ‘최혜대우(MFN)’였다.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을 출시할 때 출시 시기나 게임 내 기능, 혜택(품질) 등을 다른 앱 마켓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유리하게 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설정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게임사가 구글 앱마켓을 최혜대우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게임사들에게 구글의 클라우드나 애즈, 유튜브 등 구글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에서 게임 매출이 늘어날수록 구글의 지원금도 함께 커지는 ‘누진적 구조’를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원스토어’ 등 경쟁사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시장 진출을 봉쇄했다고 판단했다.
게임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앱 마켓을 구축하려는 시도조차 원천 차단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의 관련 매출액은 92억1777만 달러(약 14조1600억 원)로 산정됐으며, 법 위반 행위 기간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6년 9개월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구글의 행위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중 ‘사업 활동 방해’ 및 ‘배타 조건부 거래’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법정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 의견을 냈다.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는 관련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 최대 8496억 원까지 부과가 가능하다.
구글의 경쟁사 배제 행위 처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은 지난 2023년에도 원스토어를 배제하기 위해 게임사들의 단독 출시를 유도한 혐의로 4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번 심사보고서에 과거 법 위반 전력을 근거로 한 가중 사유도 명시했다.
한편 공정위는 리베이트를 받은 대형 게임사들에 대해서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 시장감시 국장은 “이번 건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조사로 담합과는 다르다”며 “구글의 압도적인 지위를 고려할 때 게임사들이 경제적 지원 제안을 거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구글 측에 8주 간 의견 제출 기한을 부여한 뒤,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