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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새 의장 '트럼프 꼭두각시' 오명 벗나, 케빈 워시 "물가 안정" 전면에 내세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6-18 15: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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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새 의장 '트럼프 꼭두각시' 오명 벗나, 케빈 워시 "물가 안정" 전면에 내세워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6월17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케빈 워시 의장의 취임 뒤에도 애초 예상과 달리 조기 금리 인하와 완화적 통화정책에 거리를 두는 ‘매파’에 가까운 태도를 유지했다.

케빈 워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지명한 인물이지만 이와 관계없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 기준금리 동결하고 “물가 안정” 강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상

17일(현지시각)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3.5~3.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경제 활동과 자본 투자, 고용 증가가 모두 활발해지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있지만 중동 지역의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미국 5월 인플레이션이 4.2% 수준으로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준 목표치인 2%를 두 배 이상으로 웃돌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워시 의장을 지명했음에도 그는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내비치며 증권가를 놀라게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여러 차례 비판한 뒤 그의 임기 만료에 맞춰 워시 의장을 지명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국민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위원들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물가 안정화를 위한 금리 인상 정책에 연준이 당분간 더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금리 전망 점도표를 제시한 FOMC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은 2026년 중 적어도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점도표란 금리 전망과 관련해 FOMC 위원들이 점을 찍어 향후 정책 변화를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말한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에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통화정책 방향이 금리 인상 쪽을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전했다.
 
미국 연준 새 의장 '트럼프 꼭두각시' 오명 벗나, 케빈 워시 "물가 안정" 전면에 내세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5월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 취임 선서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케빈 워시 ‘트럼프 꼭두각시’ 오명 벗나, 연준 독립성 앞세워

경제전문지 포춘은 17일 “워시 의장은 연준의 발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후보자로 거론되던 2025년 11월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비둘기파에 가까워 보였지만 이와 상반된 모습을 앞세웠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전 의장과 꾸준히 갈등을 빚어왔던 만큼 워시 의장에는 이와 반대로 굳건한 신뢰를 보여 왔다.

포춘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전 의장의 해임을 여러 차례 예고했던 반면 워시 의장 체제의 연준은 완전한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준이 이번 발표에서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을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언급한 점도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이끌어 글로벌 에너지 및 물류 공급망에 차질이 불가피했고 이는 물가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맞춰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오명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오갔는지에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답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발표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믿을 수 없고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훌륭한 인물이 원하는 데 따르고 있다”며 워시 의장을 향한 신뢰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 연준 새 의장 '트럼프 꼭두각시' 오명 벗나, 케빈 워시 "물가 안정" 전면에 내세워
▲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강조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래픽 챗GPT 제작>
◆ 연준 독립성과 트럼프 기대 부응에 ‘밸런스 게임’ 과제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논평을 내고 “워시 의장 체제에서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한 시험대는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시 체제 연준의 첫 FOMC 회의 결과와 기자회견 내용만을 바탕으로 중장기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결국 워시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고 균형을 맞춰야만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원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NBC뉴스는 워시 의장에게 일반 미국 시민을 만난다면 물가 상승 및 임금 상승세 둔화와 관련해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물었다.

워시 의장은 “특정한 식료품이나 물품의 가격에 연준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말하겠다”며 “그러나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연준의 역할”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심화를 방지하는 일은 연준의 약속이자 반드시 이행해 나갈 과제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약 2주 안에 연준 내 다수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플레이션과 핵심 통화정책, 필요한 데이터 등을 각각 검토하고 평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통화정책에 최우선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실무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포춘은 “워시 의장이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그의 성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해 연준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이 분명하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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