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시민과경제  경제정책

[기후경쟁력포럼] ① 정부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전문가 "설계 확정 전 허점 바로 잡아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6-08 13:56:0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편집자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집약적인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계에 거대한 생존의 과제를 던지고 있다. 산업 생태계의 명확한 `녹색 대전환(K-GX)`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엄중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 바로 제조업 생존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공동으로 6월25일 ‘전환 없이 수출 없다, 대전환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찾다’라는 슬로건 아래 2026 기후경쟁력포럼을 연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이번 포럼을 앞두고 모두 5회에 걸쳐 우리 기업에 실질적 혜택을 줄 `탄소중립산업법`과 철강·시멘트 등 난감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금융`의 역할, 제조업들이 녹색전환으로 가는 과정에 투자자 판단을 돕는 기본 규칙이 되는 지속가능성 공시의 현 주소와 과제를 조명한다.
[기후경쟁력포럼] ① 정부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전문가 "설계 확정 전 허점 바로 잡아야"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5월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제사회와 기후대응을 약속한 한국은 구체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탈탄소화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전환, 신규 설비 개발 및 투자 등 여러 부담을 지게 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산업계에 부담이 아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줄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한국형 녹색전환(K-GX)'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법안과 제도에 허점이 여럿 있어 확정 전에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기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 "K-GX 통해 녹색 문명으로 제조업 새 도약"

정부가 공식적으로 K-GX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2025년 9월에 열린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대국민 총괄 토론회에서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당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다”며 “알다시피 한국은 제조업 국가이고 여기에 녹색전환을 붙여 탈탄소 녹색문명으로 새로이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당시 발표된 K-GX 초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에너지 고속도로, 재생에너지 대전환,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이후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국내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 지원, 지산지소형 전력망(기사 하단 용어설명 참조) 체계 확충, 친환경 산업단지 건설 등이 추가됐다.

정부의 방침은 K-GX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탈탄소화 부담을 덜고 이를 통해 환경 규제 강화로 나타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제 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기업들도 정부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6년 1월28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녹색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 회원사 비중은 72%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재정경제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와 손잡고 민관합동 K-GX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민관합동 K-GX추진단은 2026년 3월 첫 회의를 가진 뒤 5월에 중간점검을 거쳤다. 애초 6월 안으로 K-GX 세부 시행안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협의할 사항들이 많아지면서 발표가 하반기로 밀렸다.

◆ 기후환경 전문가 "녹색 전환 설계 미흡하면 기업 부담 늘릴 수 있어"

국내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K-GX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 전략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하면 오히려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K-GX 정책의 근간이 되는 법안 마련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기후 싱크탱크 ‘넥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K-GX의 근간이 될 법안인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기업의 탈탄소 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안(탄소중립산업법)'과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그린전환법)' 등의 설계가 미흡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두 법안 모두 향후 정부 출연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성할 기후대응기금을 공통 재원으로 꼽는다. 그런데 두 법안 모두 재원 사용에서 우선순위 조항이 분명하지 않은 데다 서로 상충하는 내용이 발생할 때 어떤 법률을 먼저 적용할 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칫 중복 지원이나 이중 혜택이 발생하거나 오히려 제도적 공백이 발생할 공산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넥스트는 K-GX 지원 대상 기업들이 매번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새로 준비될 탄소중립산업법과 그린전환법 가운데 어느 법 적용이 먼저인지 비교해야 해서 불필요한 행정적 부담을 떠안게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서정 넥스트 연구원은 “두 법안은 산업부문에서 K-GX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유기적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부처간 칸막이 행정이 낳은 중복입법 사례에 가깝다”며 “거시적 로드맵에 대한 합의없이 각 부처가 독자적으로 입법을 추진하면서 정책간 충돌과 비효율을 초래할 소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후경쟁력포럼] ① 정부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전문가 "설계 확정 전 허점 바로 잡아야"
▲ 올해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 K-GX 추진단 출범식의 모습. <연합뉴스>
◆ 글로벌 흐름에 뒤처진 녹색전환 청사진

기업들이 녹색전환 과정에서 청사진으로 삼을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도 설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투자자들은 ESG 공시를 통해 녹색전환 사업에 투자할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 공시제도의 시행 시점이 늦고 대상 기업도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녹색전환연구소, 국회ESG포럼 등은 지난 3월 공동성명을 통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이 글로벌 흐름에 한참 뒤처져 K-GX 정책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금융위가 발표한 ESG공시 로드맵을 보면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하는 기업은 단 58개사에 불과하다.

2027년부터 상장사 172개를 대상으로 삼는 일본이나 올해부터 458개사를 대상으로 ESG공시를 시행하는 중국보다도 시기도 늦고 대상 범위도 좁은 셈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는 물론이고 지난해부터 공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과 비교하면 한참이나 더 늦다.

이와 관련해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비즈니스포스트에 “거의 모든 나라들이 2030년까지 계획했던 ESG 공시가 완료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빨라도 2033년에야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공시가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 "K-GX 제도, 확정 전에 미리 바로잡아야"

더구나 전문가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탄소중립산업법이나 ESG공시 모두 완전히 확정짓지도 못했다. 

탄소중립산업법은 2024년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발의돼 현재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ESG공시는 애초 지난 4월 안으로 최종안이 확정될 것으로 계획됐으나 여러 반발이 나오면서 발표가 밀리고 있다.

두 제도 모두 아직 시행되지 않은 만큼 확정 전에 미리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정 연구원은 “K-GX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탄소중립산업법과 그린전환법의 영역 분담과 재원 배분 원칙이 명시돼야 한다”며 “두 법안간 실질적 기능 차별화가 어렵다면 그린전환법은 탄소중립산업법에 통합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ESG공시는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이행 의무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ESG공시 로드맵을 보면 ESG공시를 거래소 공시 수준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한국거래소와 상장사간 계약관계로 시행되는 공시인 만큼 금융감독 당국이 감독하는 법정공시보다 의무가 약하고 정보 신뢰도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종오 총장은 “공시 수용성이 가장 문제라고 한다면 금융위는 5조 원 이상 상장사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주영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장은 “정보의 품질, 신뢰성 제고, ESG 워싱(용어설명 참조) 우려, 산업 전반의 전환 촉진, 투자자들의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법정공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가 거래소 공시라는 완충 기간을 도입할 것이라면 그 기간이 1년보다 길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 용어설명

- 지산지소형 전력망 :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그 지역 안에서 바로 소비·관리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말한다. 화석에너지가 대규모로 생산해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하고 장거리 송전망에 의존해 것과 대비된다.

- ESG 워싱 :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실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내거나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일 없이 마치 잘하는 것처럼 과장·왜곡해 홍보하는 행위를 말한다. 환경 분야에서 그린 워싱을 ESG 전반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최신기사

[현장] 현대차 방문한 젠슨 황 "정의선 제안으로 새만금 AI 밸리에 데이터센터 건설"
[오늘Who] 신협중앙회 '중장기 경쟁력 강화' 본격화, 고영철 '건전성'과 '디지털'..
일본 경제 1분기 성장 둔화에도 기준금리 인상 예측 나와, "물가 우려 때문"
선거 끝나자 부동산 세제개편 속도, 이재명 "보유세 낮다" 장특공제 손질 '예고'
[채널Who] 박근혜 지원 유세 보수 강세 지역만 통했다, 선거의 여왕 이제는 그만둘 때?
[채널Who] 엔비디아 젠슨 황 '원스톱 AI 파트너'로 한국 선택, AI 기술센터 설..
현대제철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에 실적 단비 맞나, 이보룡 1500원 대 고환율이 최대 ..
신동빈 주목하는 회사 보면 롯데그룹 과제 보인다, '해외·수요 창출·실행력'에 무게
중국 티베트에서 반도체 태양광 소재 고순도 석영 광맥 발견, "미국 의존도 낮출 가능성"
삼성E&A 중동 재건·반도체 순풍 분다, 남궁홍 역대 최고 수주 달성 기대 품어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