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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섣부른 금리 인상'에 주의보, 해외 전문가 "일본 버블경제 붕괴 재현 우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6-05 14: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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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섣부른 금리 인상'에 주의보, 해외 전문가 "일본 버블경제 붕괴 재현 우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5월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한국의 수출 증가와 증시 상승이 반드시 경기 호황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경제 불균형 문제를 과소평가해 섣불리 금리를 인상하면 과거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와 같은 실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인공지능(AI)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한국 증시의 탄탄한 강세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시경제 전문 조사기관 브레튼우즈리서치의 블라드 시뇨렐리 대표는 마켓워치에 논평을 내고 한국 증시의 강세와 관련해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한 5월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매파적 분위기가 뚜렷하게 감지됐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금융 정책에서 매파는 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 정책으로 경기 과열을 막는 방식을, 비둘기파는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로 경기 활성화를 우선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시뇨렐리 대표는 한국 증시와 경제 성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와 집값 상승, 가계부채 증가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2026년 7월과 10월에 한국은행이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2027년 상반기에도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기관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예측도 제시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률 하락과 증시 약세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 증가세와 증시 강세장이 이어지면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은 비교적 작아진다.

시뇨렐리 대표는 신현송 총재가 과거 집필한 논문에도 매파적 성향이 크게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추구 행동 및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지목하고 있어 이와 반대되는 고금리 정책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금리 인상은 현재 시점에서 다소 위험을 안고 있는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섣부른 금리 인상'에 주의보, 해외 전문가 "일본 버블경제 붕괴 재현 우려"
▲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연합뉴스>
시뇨렐리 대표는 “한국 경제 상황은 현재 인공지능이라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며 “원화 약세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균형한 내수 경제 상황이 약점”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같은 인공지능 관련 분야는 좋지만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좋은 경제 상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마켓워치의 집계 시점인 지난 4일 기준으로 2025년 4월8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 발표 직후와 비교해 약 2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뇨렐리 대표는 한국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을 비롯한 금융상품을 해지해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등 과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 상승은 이제 기업 실적보다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더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시됐다. 결국 금리 인상 가능성의 근거로 꼽히는 강세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신 총재가 과도한 투자 열기와 가계부채 증가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은 물론 대출 규제와 같은 긴축 정책에 더 힘을 실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다만 시뇨렐리 대표는 섣부른 통화 긴축 정책이 한국을 1989년 일본 버블경제 붕괴와 유사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은 당시 자산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증시 폭락과 자산 가격 하락, 경제 저성장 장기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시뇨렐리 대표는 물론 지금 한국의 경제 상황이 일본의 버블경제 때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바라봤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모두 급등하고 시장도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에서 내수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자칫 일본의 과거 정책 실패와 같은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시뇨렐리 대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치를 고려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증시가 지금보다 15~20% 가량 조정되면 이는 투자자들에 탈출 신호가 아니라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향후 60~90일 동안에는 본격적으로 리스크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뇨렐리 대표는 “신 총재가 한국 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오지 않고 증시와 자산시장 과열 사태를 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당분간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안갯속에 남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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