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상범 제주환경연구센터 상임고문.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경향신문·중앙일보 제주 주재기자로 활동하며 한라산 원시림 벌채와 케이블카 설치를 막는 등 제주 환경운동의 불씨를 지폈다는 평가를 받는 신상범 제주환경연구센터 상임고문이 24일 오후 3시55분 별세했다. 향년 90살.
1935년 9월 제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제주농고 졸업 뒤 제주 송죽중학교 교사로 일하다 1961년 경향신문 '제주특파원'이 됐다. 당시는 지역 주재 기자를 '특파원'으로 불렀다.
1962년 12월5일자 경향신문 7면 머릿기사로 정부와 제주도가 제주-서귀포간 도로 옆 한라산 원시 국유림 1104㏊의 수종을 경제림으로 바꾸려고 3년에 걸쳐 나무를 모두 베어낼 계획이라는 폭로 기사('천연의 원시림이 깎인다')를 실었다. 당시 한라산 참나무가 참숯으로 유명했던 때여서 벌채 허가만 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노다지 사업이었지만, 신 특파원의 잇단 기사로 결국 무산됐다.
'5·16도로 숲터널'이 살아남은 배경이다.
1963년 정부 허가를 받은 서울의 한 개발업체가 케이블카, 호텔, 유기장을 만들겠다며 한라산을 파헤치려는 것도 고인이 끈질긴 취재와 기사로 막아냈다.
1965년 중앙일보로 옮긴 뒤 1972∼1973년 30회에 걸쳐 '제주자연보호 캠페인' 기사를 신문에 연재했다. 중앙일보 기자 겸 제주자연보호회 창립 부회장을 맡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시도에 맞서 싸웠다.
1993년 중앙일보에서 정년퇴직한 뒤 제주환경연구센터 창립을 주도했고, 2011∼2015년에는 제주문화원장을 지냈다. 제민일보·제주타임스 논설위원과 제주방송 시청자위원장을 맡아 송악산 개발 반대 운동 등에 앞장섰다.
유족은 3남1녀(신용운·신현진·신용한·신용원) 등이 있다. 빈소는 제주 혼길장례식장 202호실. 발인 27일 오전 7시30분. (064)-744-1245. 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