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아 로고가 2025년 2월1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박람회장에 전시된 붉은색 차량 후드 위에 붙어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중저가 보급형 차량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전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기업은 미국에 보급형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이 갱신되지 않으면 관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외국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저렴한 차종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트럼프 정부의 경제 고문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업체는 미국 정부가 USMCA를 갱신하지 않거나 신규 협정에서 북미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가 크게 인하되지 않을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7월 만료 예정인 USMCA 재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꾸준히 피력했다.
2020년 7월1일 발효한 USMCA는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품목에 규정을 충족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협정이 사라지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부품을 들여와 차량을 제조하거나 자동차 자체를 수입하는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해 일부 차종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는 물론 철강 및 알루미늄과 같은 차량용 금속에까지 관세를 매긴 점이 강조됐다.
여기에 높은 인건비와 기타 비용까지 맞물려 미국에서 저렴한 모델을 생산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미국 정부에 전달됐다.
미국 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 단체인 오토스드라이브아메리카의 제니퍼 사파비안 회장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USMCA 없이는 저렴한 차량을 계속 생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는 현대차도 속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와 토요타 및 닛산 같은 몇 안 되는 제조사가 미국 소비자에게 소형 저가 자동차를 제공해 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부품사 현대모비스 또한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으로 부품을 납품한다.
토요타 혼다 등도 멕시코와 캐나다산 부품을 미국으로 들여와 각각 코롤라와 시빅 차량을 생산하는데 이들 차량을 미국 시장에서 단종시킬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저가 차량이 미국 시장에서 사라지면 트럼프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미국 내 신차 평균 가격은 5만 달러(약 7300만 원)선으로 최근 몇 년 간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도 자동차 부품 관세를 기업에 일부 되돌려 주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불충분하다는 외국 자동차 업체 경영진 입장도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는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다시 이전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감세 및 투자 촉진 정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