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0% 늘어난 6830억 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583억 원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자회사 HK이노엔의 매출 인식 지연으로 실적이 예상보다 하회했던 가운데, 본업인 화장품의 경우 미국과 중국 법인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국내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8% 늘어난 3220억 원,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443억 원을 기록했다. 인디 브랜드들의 수출 수요 증가와 추석 연휴에 따른 일부 물량 선출하 영향으로 오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한국콜마의 경우 방문판매에 주력하는 레거시 브랜드가 상위 고객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는데, 최근 인디 브랜드사들의 해외 성장과 글로벌 브랜드사의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줄어든 318억 원, 영업적자 16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선 물량 증가 덕분에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번 분기의 경우 선 물량이 감소하고, 저수익 제품 비중이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됐다.
3분기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4% 줄어든 81억 원, 영업적자 64억 원을 기록했다. 2공장 가동이 본격화되었으나, 수주가 감소하면서 고정비가 확대된 탓이다.
최근 립 제품으로 유명한 주요 고객사향 오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 생산 이전을 검토했던 고객사들의 오더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한국콜마는 4분기 국내 법인 매출 성장률을 4~6%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추석 연휴에 따른 물량 선출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대표 뷰티 ODM사인 한국콜마의 가이던스는 업황 대비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현재 K-뷰티의 성장은 인디 브랜드들이 견인하고 있다. 한국콜마 역시 이들의 약진에 따라 고객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대형 고객사 중심의 보수적 거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영업 방식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선택이지만,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는 공격적인 영업력과 유연한 거래 구조를 갖춘 경쟁사 대비 불리하다.
조소정 연구원은 “내년에도 대형 및 글로벌 고객사향 수주를 중심으로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신흥 중소 브랜드 중심의 성장 사이클에서는 다소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 성장 모멘텀은 산업 평균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0% 늘어난 2조7073억 원,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2411억 원으로 추정된다. 장원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