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 관세가 10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 받은 만큼 유럽과 동일한 15% 수준에서 관세가 매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들에게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대만 당국은 TSMC는 반도체 품목 관세 면제를 받는다고 밝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면제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웨이저자 TSMC 회장이 현지시각으로 3월3일 백악관에서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7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발표에서 “미국은 반도체에 약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칩과 반도체가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미국 현지 생산을 하는 기업들은 예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은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며 “만약 15%로 최혜국 세율이 정해진다면 우리도 15%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100%가 되건 200%가 되건 상관없다”고 발언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여 본부장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가 15%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는 15%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은 먼저 이뤄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협상에 근거한다. EU는 지난달 미국과 협상에서 반도체 부품 관련 관세를 15%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기에 반도체 품목별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오스틴과 태일러 팹의 활용을 강조하고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를 구매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관세 면제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미국 인디애나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인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주장을 펼치며 반도체 품목 관세 면제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한 TSMC도 반도체 관세를 면제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AFP 통신에 따르면 류칭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주임위원은 “대만의 주요 수출기업이자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TSMC는 반도체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