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에서 17년 연속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그는 2023년 휴젤에 합류한 뒤 매년 최대 실적을 다시 쓰고 있다. 올해는 8년 만에 영업이익률 50% 돌파가 유력시되며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크다.
7일 증권사 의견 종합하면 휴젤의 비용 통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부터 분기별 판관비를 300억 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보유한 만큼 비용 효율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률 상승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수출 제품은 국내보다 단가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2분기 경쟁 심화로 인해 내수는 부진했으나 주요 수출 지역 성장세가 유지되며 2분기 최대 영업이익률인 51.4%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3공장 가동에 따른 제조 공정 효율화, 메디톡스와의 국제무역위원회(ITC) 분쟁 승소로 인한 법무비용 절감, 인건비와 광고선전비의 효율적 관리까지 전반적인 영역에서 비용 최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도 2017년(영업이익률 55.9%)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된 배경에는 차석용 회장의 글로벌 시장 전략이 있다. LG생활건강 재직 시절 중국과 미국 공략에 집중했던 그는 휴젤에서도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휴젤의 2분기 보툴리눔 톡신 매출(612억 원) 가운데 중국 매출이 130억 원을 넘기며 수출 성장을 주도했고, 미국 선적도 원활히 진행되며 약 100억 원의 매출이 인식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두 국가 모두 진출한 국내 보툴리눔 톡신제제 기업은 휴젤이 유일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불법 의료시술을 막기 위한 ‘1일 1바이알’ 정책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휴젤 관계자는 “1인 1바이알 정책이 시행되면서 50유닛 단위 톡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제품군에서 휴젤과 미국의 애브비만 경쟁 중이어서, 휴젤이 가격 경쟁력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제제 100유닛 제품 허가를 자진 취하하면서 1인1바이알 정책에 맞춰 50유닛과 100유닛 두 제품으로 다시 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휴젤은 현지 파트너인 사환제약과의 파트너십도 2030년까지 연장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 휴젤의 화장품 사업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휴젤 화장품 매출은 1분기 132억 원, 2분기 136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39.3%, 104.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면세점, 홈쇼핑, H&B스토어, 온라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휴젤 관계자는 “‘웰라쥬’가 국내에서 자리잡았고 지난해 4월 출시한 ‘바이리즘BR’이 12개국에서 판매되는 등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송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휴젤 화장품이 미국 코스트코와 홍콩 메닝스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 및 매출 본격화했다”며 “하반기에는 코스트코 아시아 지점까지 판매처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차 회장은 경영 성과를 매년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휴젤 매출은 2023년 3197억 원에서 2024년 373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178억 원에서 166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매출 4529억 원, 영업이익 2274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50.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 주가도 차 회장의 경영 성과에 화답하고 있다. 차 회장 합류 당시 12만4600원이었던 휴젤 주가는 현재 36만 원대까지 상승해 3배 가까이 뛰었다. 차 회장은 앞서 5월 총 41억 원을 들여 보유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12만6040주 가운데 3만1510주(1주당 13만531원)를 행사했다. 해당 지분은 7일 종가 기준(36만1천 원)으로 113억 원대로 평가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