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4월17일 BNK금융지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저널]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회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내부 출신 9명과 외부 출신 9명이 출사표를 던질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는 과거 BNK금융지주의 후계구도가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BNK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이어받을 만한 명확한 후계자가 없으니 18명이나 지원서를 넣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빈 회장은 취임 이후로 명확한 후계구도를 갖추지 못했던 BNK금융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CEO)들을 유임하며 탄탄한 후계구도를 갖추고 있다.
◆ BNK금융지주의 다음 회장은? 부산은행 방성빈 VS BNK캐피탈 김성주
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졌다.
BNK금융지주는 2월17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방 행장과 김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방 행장과 김 대표는 빈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했다. 연임에 성공하면서 빈 회장의 임기 마지막까지 행보를 함께 하게 됐다.
방 행장은 1989년 부산은행에 입사했다. 빈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지내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부산은행의 경영전략그룹장으로 전략, 재무 업무를 맡았다. 부산은행의 경영전략그룹장은 부산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장(CFO) 역할을 수행한다.
방 행장은 BNK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전무를 거친 뒤 2023년 4월 부산은행장에 취임했다.
취임 첫해였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순이익 3791억 원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회장의 변함없는 믿음을 받으며 자리를 지켰다.
방 행장은 2024년 순이익으로 4555억 원을 달성하며 빈 회장의 믿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부산은행의 호실적에 힘입어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802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김성주 대표는 1989년 부산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임원부속실장, 여신영업본부 상무를 맡았다. 방 행장과 마찬가지로
빈대인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지내던 시절 IB사업본부와 여신영업본부를 담당하며 호흡을 맞췄다.
BNK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그룹리스크부문장, 그룹글로벌부문장 등을 맡았다. 2022년엔 BNK신용정보의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나 1년 뒤 BNK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타격을 입은 BNK캐피탈의 건정성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김 대표는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BNK캐피탈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에 더해 수익성이 높은 오토금융, 가계대출에 초점을 맞춘 영업전략을 펼쳤다.
김 대표의 수익성 제고 전략 아래 BNK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300억 원을 거뒀다. 2023년과 비교하면 16.27% 증가했다. BNK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1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은 BNK캐피탈이 유일하다.
▲ 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왼쪽)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오른쪽). |
◆ 빈대인의 용인술, 안정과 쇄신 동시에 잡아
빈 회장은 용인술을 통해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권재중 BNK금융지주 부사장을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 부사장은 JB금융지주에서 경영기획본부 부사장(CFO)을 역임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거뒀다. JB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권 부사장이 CFO를 맡았던 4년 동안 9.1%(2018년)에서 13.9%(2022년)로 올랐다.
권 부사장은 자리를 맡은 이후 BNK금융지주의 자본 비율을 개선해 왔다.
2025년 2월 기준으로 BNK금융지주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자본주비율(CET1)은 직전 분기보다 0.04% 상승한 12.35%를 기록했다. ROE는 2023년 6.43%에서 2024년 7.62%로 증가했다.
올해 권 부사장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 기업 대출의 비중을 줄이는 대출 리밸런싱 작업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에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 금액을 뜻한다.
권 부사장은 2025년 2월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기업 대출에 편중된 부분이 있고 기업 중에서도 중소기업 위주로 되어 있다 보니 수익성이 좋은 편도 아니다”며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이 부분에서는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빈 회장은 계열사 대표에게는 날카로운 쇄신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3년에는 계열사 9곳 가운데 5곳의 대표를 교체했다. 다음 해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도 임기가 만료된 6명의 최고경영자 가운데 3명을 바꿨다.
교체 대상이 된 3명 가운데 2명은 2023년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2023년 2571억 원, 2024년 3163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내부통제 실패로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후 예 행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김태한 경남은행 부행장보가 새로운 경남은행장으로 내정됐다.
배상환 BNK자산운용 대표 또한 2023년 흑자 전환에 이어 지난해 순이익 86억 원을 내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으나 성경식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BNK신용정보 대표에는 신태수 경남은행 전 부행장보가 선임됐다. 경남은행 출신이 BNK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합병 이래 처음이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