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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물류비 증가에 올해 실적도 '암운', 트럼프 중국 해운규제와 관세에 '전전긍긍'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3-04 16: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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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미국 정부의 멕시코 관세 부과에 이은 대중국 해운 규제로 물류비 부담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규제 비용을 떠안은 해운사들이 부담을 LG전자 등 화주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물류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물류비 증가에 올해 실적도 '암운', 트럼프 중국 해운규제와 관세에 '전전긍긍'
▲ LG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해운규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아진 물류비 부담에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는 지난해 물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올해도 같은 고민을 안고가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월21일 중국 해운업의 불공정 관행에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중국 해운산업 규제안을 발표했다.

중국 해운사들은 미국 입항마다 100만 달러(약 14억6천만 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에 입항하면 최대 150만 달러(약 21억9천만 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중국 선박을 발주한 글로벌 해운사를 대상으로 중국 발주 비중에 따라 최대 100만 달러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이 규제는 공청회를 거쳐 이르면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 건조에는 최소 3년이 필요해 새로 건조를 맡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운사 비용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실제 사용하는 중국 선박을 보유하지 않은 해운사는 한국 HMM을 제외하고는 없다.

미국의 대중 해운 규제가 시행되면, 글로벌 1위 컨테이너사인 MSC의 경우 입항 1회당 수수료는 최대 250만 달러(약 36억5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톱7 해운사는 입항마다 최소 125만 달러(약 18억2700만 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LG전자 물류비 증가에 올해 실적도 '암운', 트럼프 중국 해운규제와 관세에 '전전긍긍'
▲ 하나증권이 조사한 글로벌 해운사들의 중국 선박 비중과 발주 비중. <하나증권>

해운사의 비용 증가는 LG전자와 같은 화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부과는 공통적 비용 증가로, 이를 해상운임에 전가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주 노선 해운업체들의 할증료 부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한국무역협회가 화주와 선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8%가 2025년 해상운임 상승을 예상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몸살을 앓고 있는 LG전자가 올해도 물류비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각)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현재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생산기지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회사의 북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5%에 달하며, 관세 25% 부담은 상당한 실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생산기지 이전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LG전자가 멕시코 공장을 유지해 관세를 부담하거나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해 드는 비용 문제로 북미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물류비 증가에 올해 실적도 '암운', 트럼프 중국 해운규제와 관세에 '전전긍긍'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대중국 해운규제로 LG전자가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2월24일 백악관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문구를 세긴 모자를 들어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여기에 해상운임 비용이 더해져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물류비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7조7282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3조4197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의 주 원인으로 해상운임 급등과 마케팅비용 증가를 꼽았다.

수출이 회사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해상운임 상승은 실적에 직격탄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수출 컨테이너의 2TEU(40피트 표준 컨테이너 크기 단위) 당 평균 해상운임은 453만7천 원이었다. 이는 2024년엔 36% 증가해 617만3천 원까지 올랐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운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수수료를 모두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미주 컨테이너선 운임이 2023년 대비 배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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