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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업이익 3배 적자 본 SSG닷컴·G마켓, '디지털 전환' 난항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2-12 14: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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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업이익 3배 적자 본 SSG닷컴·G마켓, '디지털 전환' 난항

[비즈니스포스트] 4519억 원.

SSG닷컴과 G마켓이 지난 3년 동안 낸 영업손실이다. 이마트가 같은 기간 낸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3배가 넘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3년 전 내걸었던 ‘오프라인도 잘 하는 온라인 회사’라는 비전이 휘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12일 이마트 자회사이자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과 G마켓의 최근 3년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SSG닷컴과 G마켓은 지난해 영업손실로 각각 727억 원, 674억 원을 기록했다. SSG닷컴은 적자 규모를 3분의 1가량 줄인 반면 G마켓 적자 규모는 2배 넘게 뛰었다. 두 회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2023년보다 51억 원 확대했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SSG닷컴과 G마켓이 각각 83억 원, 200억 원을 반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 폭이 소폭 줄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희망적 신호도 없지는 않다. SSG닷컴과 G마켓의 합산 영업손실은 2022년 1767억 원 규모에서 2023년 1350억 원, 2024년 1118억 원(일회성 비용 제외)으로 줄었다. 

하지만 동시에 매출도 줄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손익 개선의 성과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SSG닷컴이 2022년에 냈던 매출은 1조7447억 원이다. 2024년에는 매출 1조5755억 원을 냈는데 이는 2년 전보다 9.7% 빠진 것이다. G마켓은 2024년 매출 9612억 원을 내며 2년 전보다 외형이 무려 27.1%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은 탓에 외형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용을 무리하게 지출하면서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손익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형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손익 개선의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에서 물적분할된 이후 7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G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직후 적자전환한 뒤 2023년 4분기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두 회사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두 회사가 내실 경영에 몰두하는 것을 놓고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로 굳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항복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SSG닷컴과 G마켓의 부진은 정용진 회장이 강조했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도 여겨진다. 정 회장은 3년 전인 2022년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을 ‘오프라인도 잘 하는 온라인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마트 영업이익 3배 적자 본 SSG닷컴·G마켓, '디지털 전환' 난항
▲ SSG닷컴과 G마켓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모두 45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같은 기간 이마트가 낸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3배 이상이다.

정 회장은 당시 2021년을 뒤돌아보며 “이마트부문은 사업의 본질적 구조를 바꾼 한 해였다”며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를 인수하여 그룹의 디지털 DNA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온오프 구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명제이고 디지털 피보팅(디지털 전환)의 진정한 목적이 되겠다”며 “우리가 그룹 내외의 모든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신세계그룹은 비로소 ‘온라인도 잘하는 오프라인 회사’가 아니고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1년 G마켓을 인수하면서 사업의 축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사활을 걸었다. 당시만해도 신세계그룹이 통 큰 베팅을 한 만큼 온라인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지 않겠냐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3년이 흐른 현재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현주소를 보면 내세울 만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정 회장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인터내셔날과 손을 잡고 G마켓을 현물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을 놓고 온라인 사업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놓고 오히려 온라인 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찻잔 속 돌풍 정도로 평가받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협업해 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 회장이 온라인 사업에서 뚜렷한 해법을 못 찾는 사이 SSG닷컴과 G마켓도 정상궤도를 타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은 애초 2023년까지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지만 고금리 등으로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일정이 밀렸다. 언제 상장을 재추진할지도 알 수 없다.

G마켓과 관련해서는 영업권 상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G마켓을 3조4404억 원가량에 샀는데 이와 관련해 계속되는 영업손실과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비용으로 매년 영업이익에서 1500억 원가량을 손해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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