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조 클럽' 자존심을 회복한 데 이어, 인도 사업을 통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김 부회장의 인도 사업의 거점이 될 '쉐어칸(ShareKhan)'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는다.
▲ 김미섭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래에셋증권을 정상 궤도에 되돌려놓고 있다. |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1589억, 순이익 8936억 원을 거둬들였다. 전년대비 각각 122%, 168% 급증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 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1조 클럽’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이후 이 타이틀은 실적 좋은 증권사를 상징하는 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이후 국내외 부동산 관련 자산에서 큰 손실을 겪으면서 실적 추락을 경험했다. 2022년 영업이익이 8356억 원으로 내리더니 2023년엔 5210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실적 반등의 주된 요인은 고마진 해외주식 위탁매매 비중의 증가, 기업금융(IB)에서의 존재감 회복 등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도 2023년 말 대비 약 1조 원 늘어난 12조2천억 원을 기록하면서 증권업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실적 배경엔 여의도 사옥 매각, 홍콩법인 감자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음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선 이제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관련 손실이 진정세에 접어들며 추가적인 손실이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제 순전히 수입과 지출에 의거한 경상 차원의 실적 반등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11조 원 규모의 투자목적자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이 중 해외 상업용부동산 노출액은 1조4천억 원인데 지난해까지 누적 손실 인식을 통해 상당부분 방파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이날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1만 원에서 1만1천 원으로 높이며 “이익체력을 억눌러온 주요 요인인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김 부회장이 다음으로 실력을 입증할 장은 인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은 그룹 차원에서 인도를 향후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지 당국의 복잡다단한 규제에 지연되기도 했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마쳤다.
쉐어칸은 2000년에 설립돼 고객 310만 명 이상, 지점 120여 개, 사업파트너 44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10위권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룹의 글로벌 전문성을 활용해 5년 안에 인도 현지 5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계획도 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인도 쉐어칸 인수를 발판으로 올해 글로벌 사업에서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업계는 인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미래에셋증권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의 평가를 보내고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쉐어칸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2025년 해외법인 실적은 기존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해외법인 이익은 매 분기 세전 500억 원 수준인데 쉐어칸 이익이 추가로 매분기 250~300억 원을 낼 것”이라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2025년에는 인도 이익이 반영되는데 빠른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증권 인도 법인은 향후 1천억 원대의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편 주가 측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해외부동산 손실 때문에 ROE가 7.7%로 업계 평균에 비해 비교적 높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부동산 충격을 털고 경상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자체적으로 ROE 1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쉐어칸의 실적 기여도 더해지면서 향후 주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2021년 말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2년 3월 미래에셋증권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2023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미래에셋증권 대표에 올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