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2-04 19: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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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과 매출 격차를 줄이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하우스오브신세계'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백화점이 국내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과의 매출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어 45년 동안 지속됐던 업계 선두 순위가 뒤집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는 올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타운화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핵심 점포 재단장에 박차를 가하며 선두 탈환을 노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오는 5일과 6일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다.
각사 IR자료를 종합하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매출 격차는 2019년 3조7820억 원에서 2023년 1조5661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 기준으로는 두 회사 매출 격차가 8925억 원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이어갔다.
4분기 영업실적 발표에서 확인될 지난해 양사 연간 매출 격차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거래액 기준 격차는 1조4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거래액은 거래가 이뤄진 총금액의 합산으로 회사가 창출한 총수익을 뜻하는 매출보다 규모가 크고 실제 수익 창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박 대표는 올해 신세계 명동 본점의 ‘타운화’ 전략을 본격화하며 롯데백화점 추격의 불씨를 댕긴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타운화를 올해 핵심 사업과제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4월 명품관 ‘더 헤리티지’ 개관을 시작으로 대대적 재단장을 거친 본관 ‘더 리저브’가 연내, 신관 ‘더 에스테이트’가 내년에 문을 열면 신세계의 복합 쇼핑타운이 완성된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 옛 SC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해 ‘더 헤리티지’라는 이름을 붙이고 리모델링을 진행해왔다.
‘더 헤리티지’는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됐는데 주요 판매 시설이 들어설 연면적 2314㎡(약 700평) 규모의 1~2층 공간 대부분을 샤넬 브랜드가 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최대 규모다.
▲ 신세계 백화점이 업계 1위 롯데백화점 매출을 빠르게 추격하는 가운데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가 올해 본점 타운화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선두 탈환의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주형 대표이사. <신세계>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샤넬 입점은 확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규모나 세부 콘텐츠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건물 하나가 새롭게 영업 면적으로 들어오면서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도 있고 기존 본관이나 신관에 있던 브랜드가 넘어오기도 하면서 순차적으로 층마다 리뉴얼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로선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추가적 성장에 거는 기대도 클 것으로 보인다.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연간 거래액 1위(3조2325억 원)에 오른 점포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이달 말 과일과 선어, 정육 등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 오픈에 이어 하반기 즉석 조리점이 문을 열면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이 완성된다.
앞서 지난해 2월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개관했고, 같은해 6월엔 와인 전문관과 식사공간(푸드홀)로 구성된 ‘하우스오브신세계’가 영업을 시작했다.
내년엔 지난해 연간 백화점 거래액 6위(1조5460억 원) 점포인 신세계백화점 대구점도 1~7층에 걸친 대규모 재단장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도 손을 놓고 있진 않는다.
앞서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1년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월드몰을 운영하게 되면서 대형 쇼핑 복합타운으로 거듭났다. 그 뒤 2022년 연간 거래액 2조 원을 돌판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471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국내 백화점 연간 거래액 기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식품관을 시작으로 저층부터 재단장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국내 백화점 최초 연간 거래액 4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롯데백화점이 매출 하위권 점포를 대상으로 매각과 폐점을 포함한 자산효율화를 추진 중인 점은 외형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1979년 11월 서울 소공동에 본점 영업을 시작하면서 선두 신세계백화점의 거래액을 넘어선 뒤 지난해까지 45년 동안 거래액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박 대표가 40여년 만의 선두 탈환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광주고등학교,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신세계 인사과에 입사했다. 2002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상무보, 2007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부사장, 20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을 거쳤다.
2013년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에 오른 뒤 2016년 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3년 9월 정기임원 인사에서 신세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