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취임 이후 면세사업 실적 회복을 ‘새로운 신세계’의 핵심 과제로 꺼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업계는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다. 특히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해 중국인 소비자들의 면세 매출이 급감하며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유경 회장은 시내면세점 대신 공항면세점에 힘을 실어주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능성 높은 곳에 집중하고 아닌 곳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0일 신세계디에프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사실상 인천공항 중심의 면세사업 재편전략을 짠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디에프는 최근 공항면세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으로부터 명품 브랜드 디올 매장 운영을 승인받았다. 디올을 포함해 셀린느와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에 순차적으로 입점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에르메스 매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현재 신세계는 명동 본점과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 2곳, 인천공항 내 공항면세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브랜드 유치가 대부분 공항면세점을 중심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정 회장이 시내면세점보다 공항면세점에 주력하며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임대료 부담 완화와 개별 관광객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공항면세점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목되던 높은 임대료 문제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공사를 완료한 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합병 후 제2터미널로 이전할 때까지 기존의 ‘여객당 임대료’ 대신 ‘매출 연동형 임대료’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면세점은 4단계 확장 구역에 입점해 있어 아시아나항공 이전이 이뤄질 때까지 임대료 할인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증권가는 면세업계가 임차료 인하효과만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 임차료 감면 효과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에 따른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중국 경기 반등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면세점 업황 자체가 턴어라운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커’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문이 줄어든 것이 면세업계 불황의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유커 대신 개별 관광객 비중이 늘어나며 외국인 쇼핑 트렌드는 기존 시내 면세점 중심에서 다이소나 올리브영 등 로드샵과 멀티브랜드숍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CJ올리브영과 면세점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짐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