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아흐메다바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차량 재고 보관장소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현대기아차가 인도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 탈탄소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그린피스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인도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탈탄소화 노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와 기아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유럽과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차량당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성과를 냈다"며 "하지만 인도 등을 포함하는 다른 7개 시장에서는 오히려 배출량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했다.
국제통계분석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9월부터는 인도법인을 통해 설립한 신규 현지 공장 가동에도 나선다.
그린피스는 "현대기아차는 인도에서 전기차 전환과 관련해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여왔다"며 "반대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판매는 증대시켜왔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3년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SUV는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0% 높다.
현재 현대의 인도 현지 차량 판매에서 SUV는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에서 판매하는 SUV는 모두 6종인데 이 가운데 단 1종 만이 전기차다.
기아까지 포함해도 현대기아차 전체가 인도 현지에 수출 판매하는 차종 가운데 전기차는 단 2종에 불과하다.
다만 로이터는 인도에 진출한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현대기아차는 환경 영향이 양호한 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르노, 도요타 등 다른 대형 글로벌 제조사들은 인도에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17일(현지시각) 인도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 SUV '크레타'를 공개한다.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인도에 판매하는 전기차종을 4종 더 추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아는 올해 안으로 인도에 판매할 새로운 전기차를 공개한다.
지난해 기준 연평균 신차 4백만 대가 판매되는 인도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2%에 불과하다. 인도 정부는 해당 비중을 2030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로이터는 이번 그린피스 보고서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측에 사실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