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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실리콘사업 우상향 기회, 정몽진 자금투입·지배구조 개편해 재도약 시동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5-01-14 14: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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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조직을 재정비한 실리콘사업에서 올해 확실한 영업이익을 창출할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추가 자금 조달, 지배구조 재편 등으로 실리콘사업 재도약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KCC 실리콘사업 우상향 기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22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진</a> 자금투입·지배구조 개편해 재도약 시동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실리콘사업의 반등을 노린다.

14일 증권업계와 KCC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실리콘사업을 둘러싼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KCC 영업이익 반등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CC에선 실리콘사업에서 공급 측면이나 수요 측면에서 모두 나아진 사업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먼저 올해 추가 증설 물량이 제한됨에 따라 실리콘 업계를 짓누르던 중국발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시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확대된 기초제품군 공급 탓에 판매가격 하락 및 재고 증가 현상을 겪었다.

또 중국의 부양정책은 실리콘 수요를 전반적으로 늘릴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산업은 고가 원료 소진, 재고일수 감축과 함께 2025~2026년 글로벌 증설이 없다는 점에 힘입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KCC는 올해 실리콘부문에서 영업이익 1650억 원 안팎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지 745억 원에서 2배 이상 뛰는 수치다.

정 회장에게 KCC 실리콘사업은 회사의 명운을 건 프로젝트로 여겨진다. 역대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가운데 손에 꼽히는 규모로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MPM·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KCC는 2018년 9월 인수 본계약 체결, 2019년 4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거쳐 같은 해 5월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금액은 모두 30억 달러(당시 약 3조5천억 원)로 삼성전자의 하만,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의 밥캣(현 두산밥캣)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의 딜이었다. 

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정 회장이 직접 인수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정 회장은 모멘티브 인수를 기점으로 실리콘을 KCC 대표 사업으로 확장했다. 2018년 KCC 기타부문(매출 비중 24%)에 포함돼 있던 실리콘사업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가운데 비중 52%의 핵심 사업으로 거듭났다.

다만 인수 규모나 사업 비중을 봤을 때 아직은 KCC 실리콘부문이 모멘티브를 인수할 당시의 기대만큼 이익까지 올라왔는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KCC 실리콘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보면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127억 원에 그쳤지만 2021년 2692억 원, 2022년 2615억 원으로 확대됐다. 2021년에는 KCC 전체 영업이익에서 실리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했다.

이후 저가 제품 중심으로 찾아온 중국 공급과잉 탓에 2023년에는 영업손실 833억 원으로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추정치(745억 원) 및 올해 전망치(1650억 원) 등을 합쳐봐도 아직 투자규모와 견줘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만만치 않다.

정 회장은 KCC 실리콘사업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CC는 지난해 실리콘부문의 재무부담을 덜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자금조달 및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전반적 업황 개선과 맞불려 향후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KCC는 지난해 12월 미국 실리콘 지주사 MOM홀딩컴퍼니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600억 원(약 4억 달러)을 투입했다. 이 자금은 MOM홀딩컴퍼니의 아래 모멘티브의 대출을 상환하는데 사용됐다.

KCC의 지원 아래 모멘티브의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모멘티브는 KCC의 자금조달에 따라 부채를 원활히 상환했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부채를 2023년 10배에서 2024년 6.5배로 낮췄다. 연간 이자비용도 3천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근거로 S&P글로벌은 모멘티브의 독립 신용등급을 ‘CCC+’에서 ‘B-’로, 계열사 지원 가능성을 포함한 발행자 신용등급을 ‘B+’에서 ‘BB-’로 상향 조정하면서 “모멘티브의 충분한 유동성과 함께 KCC의 지속적 지원 가능성, 2025년 글로벌 실리콘 시장의 완만한 개선을 신용등급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KCC는 지난해 5월 MOM홀딩컴퍼니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으로 모멘티브 지배력을 100% 확보했다.

이는 물론 최근 악화한 업황 탓에 2019년 모멘티브 인수 당시 걸려있던 ‘5년 안에 상장’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져 이뤄진 후속 절차 성격이다.

그러나 KCC는 모멘티브의 안정적 지배력 확보를 통해 장기적 관점의 투자 및 사업경쟁력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어 1일자로 실리콘 계열사 KCC실리콘이 모멘티브코리아(MPM코리아)를 흡수합병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국내 사업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KCC는 실리콘사업에서 업황 영향을 적게 받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부가가치제품(스페셜티)을 확대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CC는 우주항공용 전지전자 소재, 자연물유래 화장품 원료, 헬스케어용 소재 등 고수익 제품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

이는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뿐 아니라 기초 제품 중심 경쟁사 점유 확대에 대비한 수익성 개선책이다.

고부가가치제품 이외에 기초 범용 제품군에서는 원가구조를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쓴다.

정 회장에게는 재무지표가 다소 나빠진 상황에서 핵심으로 삼은 실리콘사업의 이익 창출이 더욱 중요해지는 모양새다.
 
KCC 실리콘사업 우상향 기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22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진</a> 자금투입·지배구조 개편해 재도약 시동
▲ KCC와 모멘티브 관계자들이 2023년 말 뉴욕 펄 리버로 이전한 모멘티브 글로벌혁신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멘티브 링크드인 페이지>

KCC는 지난해 5월 MOM홀딩컴퍼니 잔여 지분 인수에 4천억 원을 투입하면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재무지표가 소폭 악화했다. 

여전히 신용평가업계에서는 KCC 재무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모멘티브 부채상환을 위한 유상증자 참여 및 이후 지원 가능성도 자금유출 요소로 남아 있다.

KCC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45.1%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167.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3조7441억 원에서 4조2303천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도 39.7%에서 42.1%까지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KCC는 모멘티브 잔여 지분 매입으로 자금 소요가 이어지며 순차입금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그러나 차입금의존도 수준, 3조 원대 보유 사장지분증권 등을 기반으로 우수한 재무융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올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놨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열쇳말 1번째로 ‘비상경영 체제’를 내세우며 “2025년은 IMF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내실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실행전략을 세워 강하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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