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14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최대 쟁점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집중투표제 시행을 전제로 표 부산을 방지하고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이 냈다.
▲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최대 쟁점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연합뉴스>
아울러 이사회 정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에도 찬성했다.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제출한 안건들로, 영풍·MBK파트너스는 반대하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14일 오전 기관투자자들에 보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집중투표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들이 원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주주들을 위한 안전장치로 기능한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아래 이사회 장악을 노리는 각 세력들이 선출 가능성을 극대화하고자 집중 투표 전략을 사용하면 이사회 대표성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주주 대표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이점이 더 크다고 봤다.
이사 수 상한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의사 결정과 모든 이사의 의미 있는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이 20명을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정원 제한이 없다면 이번 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대 33명까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로서 영풍·MBK파트너스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이사회 개편을 지지할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도 했다.
또 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로 비판받았다면서도 결국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 의장 독립 등 다양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약속해 궁극적으로는 주주들의 우려에 대응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풍·MBK연합에 대해선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전략적 방향과 자본 배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들의 근본적인 동기, 특히 영풍의 거버넌스와 영풍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 측이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가 가결된다면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영풍·MBK가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 46.7%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석의 이사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사회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영풍·MBK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표를 분산하지 말고 4명에만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루이스가 찬성을 권고한 후보는 이상훈 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 대표, 제임스 앤드류 머피 올리버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등이다.
만약 집중투표제 안건이 부결될 경우에는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7명에게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영풍·MBK 측 후보에는 모두 반대했다.
그 외 최 회장 측 안건에 모두 찬성했으며, 권순범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의 건에도 찬성 의견을 냈다.
한편, 앞서 또 다른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해야 한다고 기관들에게 권고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 선임을 반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