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과 포드 합작법인에서 전미자동차노조가 대다수 노동자 지지를 얻어 노조 설립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건설현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자동차 노조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과반수 노동자 지지를 얻어 SK온과 포드 미국 배터리 공장에서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하는데 힘이 실리게 됐다.
전미자동차노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공장 2곳에 노조를 설립한 데 이어 미국 배터리 업계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20일(현지시각)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노동자 절대 다수가 전미자동차노조 설립에 동의했다”며 “배터리 업계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발표했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가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와 운영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블루오벌SK는 아직 노조가 없어 노동자들의 권익과 안전 기준이 포드와 비교해 뒤처지고 있었다”며 이번 성과를 강조했다.
포드 제조공장에서 근무하는 노조 가입자 시급이 26.32달러로 시작해 3년 뒤 42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반면 블루오벌SK 노동자 시급은 21달러부터 시작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 및 테네시 배터리 공장에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했다.
이번에 SK온과 포드 공장에도 노조 설립을 확정지으며 자동차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도 노조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전미자동차노조는 테슬라와 토요타 등 노조가 설립되지 않은 자동차 기업 제조공장을 겨냥해 대표교섭 지위 확보 사례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도 전미자동차노조의 노조 설립 대상에 포함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노조 측이 올해 이러한 목표를 위해 들인 금액만 4천만 달러(약 560억 원)에 이른다.
SK온과 포드 배터리 공장에서 이뤄진 노조 가입 동의는 정식 투표가 아닌 ‘카드체크’ 방식이다.
사측이 전미자동차노조 대표교섭 지위 확보를 인정한다면 노조가 공식적으로 설립된다. 다만 이를 거부하면 미국 노동관계위원회가 주관하는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블루오벌SK 관계자는 로이터에 “노동자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기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 노조 설립을 두고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