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취임 첫 해 흑자기조를 다지면서 매분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4년차에 들어선 올해 첫 연간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기 행장인 이 대표 체제에 들어 고객 수 1천만 명 돌파와 여·수신잔액 증가 등 외형성장세에 더해 수익성 개선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취임 첫 해 연간 순이익 흑자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일 하나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2024년 1~3분기 누적 순이익 343억87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159억5900만 원)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6%를 보유한 주주로 사업보고서에 토스뱅크 실적이 기재된다.
토스뱅크는 1분기(148억1300만 원)와 2분기(96억4300만 원)에 이어 3분기까지 모두 순이익을 내면서 남은 4분기 큰 변수만 없다면 연간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2021년 10월 출범 뒤 첫 연간 흑자다.
토스뱅크는 2023년 3분기 첫 분기 순이익을 낸 뒤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성장과 더불어 이익 기반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가 이미 분기 흑자를 내던 올해 3월 대표에 올라 연간 흑자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 행장에 취임한 뒤 여신 상품군 확대와 비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을 실으면서 수익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8월 말 광주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토스뱅크의 공동대출 상품은 출시 2달 만에 이용금액이 15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대출은 두 은행이 각자 신용평가시스템으로 대출심사를 진행한 뒤 대출금리와 한도 등 조건을 협의해 각각 50대 50 비율로 돈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토스뱅크는 아직 가계대출의 핵심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이 없어 여신상품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토스뱅크 공동대출은 금융권에서 처음 나온 대출 형태로 혁신을 강조하는 회사 경영방향성과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카드사업 등 비이자수익 확대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하나카드와 제휴해 첫 상업자표기 신용카드(PLCC)를 출시했고 체크카드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비이자수익이 540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277억 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왼쪽)와 고병일 광주은행 은행장이 2024년 7월5일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에서 공동대출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토스뱅크>
이 대표는 국내외 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재무관리 전문가다.
애초 토스뱅크 2기를 맡을 인터넷은행 최초 여성 행장으로 낙점될 때부터 재무관리분야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국제재무리스크관리사, 공인재무분석사,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을 지니고 있고 HSBS홍콩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최고재무책임자, DGB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이 대표도 취임하면서부터 흑자 달성과 재무구조 안정화를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토스뱅크는 아직 3분기 기준 세부 경영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로 보면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2분기 말 기준 토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69%로 1년 전(11.69%)보다 3.00%포인트 높아졌다.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국제결제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토스뱅크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인터넷은행3사 가운데 가장 높다.
토스뱅크는 2분기 말 순이자마진이 2.47%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0.55%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시기 카카오뱅크(2.17%), 케이뱅크(2.26%)보다 높다.
이 대표는 2024년 3월 임직원과 타운홀미팅에서 “2024년을 토스뱅크 첫 연간 흑자 달성 원년으로 만들고 동시에 재무구조 안정성,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토스뱅크의 혁신 DNA를 이어가면서 고객에 새로운 은행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월 토스뱅크 고객 수가 1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보도자료에서도 “토스뱅크의 재무건전성을 한층 높여 신뢰에 바탕한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국내 인터넷은행3사 가운데 막내로 2021년 10월 출범했다. 토스뱅크는 2021년 순손실 806억 원, 2022년 2644억 원, 2023년 175억 원을 냈다.
토스뱅크가 올해 연간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하면 국내 인터넷은행3사는 모두 흑자궤도에 오른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뒤 2019년 첫 연간 순이익을 냈고 같은 2017년 설립된 케이뱅크도 2021년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의 2024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3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00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2900억 원)보다 78.2% 증가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