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11-18 15:56:33
확대축소
공유하기
▲ 9월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휠라홀딩스>
[비즈니스포스트] 휠라홀딩스의 지속적인 주주환원 강화 행보가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최대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휠라홀딩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과 3년 연속 특별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가 오너일가 소유의 가족회사인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 혜택은 오너일가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8일 휠라홀딩스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3년째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이 대표적이다.
휠라홀딩스는 3월 자사주 66만 주를 소각하고 연간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1월에도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배당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최근 총 202억 원 규모의 현금 특별배당을 결정했다.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특별배당을 실시한 이후 3년 연속 특별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지배주주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배당성향에서도 이러한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휠라홀딩스의 배당성향은 2022년 27.6%에서 2023년 153.9%로 급증했다.
휠라홀딩스의 이러한 적극적 주주환원 행보는 정부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9월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회사를 뽑은 정부의 밸류업지수 100개 종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휠라홀딩스의 주주환원 확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다만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과 그의 아들인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등 오너일가가 주주환원 확대로 가장 많은 이득을 얻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피에몬테다. 휠라홀딩스 지분의 35.81%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휠라홀딩스 위에 또 다른 회사인 피에몬테가 위치한 이른바 ‘옥상옥’ 구조인 셈이다.
휠라그룹의 최상단에 위치한 피에몬테의 최대주주는 윤윤수 회장으로 지분 75.18%를 보유하고 있다. 윤근창 대표는 4.05%, 윤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이 20.77%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피에몬테에 지급되는 휠라홀딩스 배당금의 대부분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특별배당금 204억 원과 결산배당금 451억 원을 합해 총 655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피에몬테가 배당을 통해 수령한 금액만 약 200억 원이다.
피에몬테는 2017년 설립된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다만 피에몬테가 배당으로 수령한 금액은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돼 축적되고 있다. 향후 윤 회장의 상속재원 마련 등 사재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2022년 2월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휠라홀딩스>
2023년 말 기준 피에몬테의 이익잉여금은 3136억 원이다. 피에몬테의 이익잉여금은 2018년 376억 원, 2020년 1068억 원, 2022년 2717억 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피에몬테는 다른 자회사에서도 배당을 받아 곳간을 계속 채우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자회사 매그너스홀딩스와 휠라코리아로부터 올해 각각 1천억 원, 481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매그너스홀딩스와 휠라코리아는 모두 휠라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다.
일각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세운 지속적인 자사주 취득도 일종의 ‘오너친화적’ 정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최근 5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3월 연간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후 11월 499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연간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금만 1천억 원에 달한다.
현재 휠라홀딩스 주가는 3만 원 대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최고 주가가 8만 원을 훌쩍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휠라홀딩스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목적뿐만 아니라 일종의 ‘저점매수’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휠라홀딩스 주주들의 이익극대화를 위해서는 배당금 지급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단기적인 배당금 수령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가회복을 통한 실질적 주주환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휠라홀딩스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반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내수 경기침체와 패션업계 전반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파악된다.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0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2% 줄었다. 순이익도 1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휠라홀딩스는 국내 매출 채널 조정 작업 및 비효율 매장 정리 등을 지속해왔다"며 "다만 단기적 수익성 개선보다는 장기적 브랜딩 제고에 매진하고 있어 향후 전 세계적인 통일성있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