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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중국 HBM 개발 의지도 꺾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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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중국 HBM 개발 의지도 꺾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 미국 정부가 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가 조만간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발전을 막는 새 규제를 도입한다. 이는 트럼프 정부에서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들은 공급 과잉을 유도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도 추진해 온 만큼 이런 미국의 제재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17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바이든 정부는 앞으로 몇 주 이내에 첨단 메모리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대중국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고사양 메모리반도체를 판매하거나 중국 반도체 제조사에 장비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는 물론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 ASML에도 중국 내 고객사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 기업이 답변 시한인 12월1일까지 중국 판매 실적과 고객사별 매출, 투자 계획 등을 밝히면 구체적 제재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공산이 크다.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월20일 이전에 대중국 반도체 규제를 확정하고 시행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대중국 제재 조치는 바이든 정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적대적인 외교 및 무역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데다 국무장관을 비롯한 요직에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을 대거 지명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의 근거로 꼽힌다.

미국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 및 제조사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해 미국 기업과 사실상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화웨이와 SMIC는 미국의 블랙리스트 조치로 반도체 설계 및 생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지식재산(IP), 첨단 장비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며 기술 발전 속도가 늦춰졌다.

따라서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가 적극 검토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증권사 도이체방크는 미국 정부가 중국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를 블랙리스트에 새로 추가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 중국 HBM 개발 의지도 꺾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 CXMT 메모리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첨단 메모리반도체를 겨냥한 새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관측은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더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가 갈수록 중요한 기술로 부각되고 있어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을 향한 제재는 효과적 대응책이 될 수 있다.

CXMT가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로 꼽히는 HBM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CXMT가 올해 상반기부터 자체 HBM 샘플 생산을 시작하고 이를 고객사에 전달하는 등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이를 위해 한국과 일본 반도체 장비 기업과 정기적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만약 CXMT가 미국 정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다면 이러한 협업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렵다. 중국의 HBM 자체 설계 및 생산 목표도 무산되거나 크게 늦춰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CXMT가 잠재적 경쟁사로 두고 추격을 노리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미국의 추가 규제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DDR5 D램, 기업용 SSD과 같은 고사양 메모리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위협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정부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생산 투자를 늘리며 물량 공세도 주도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를 이끄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었다.

CXMT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 규제 강화로 반도체 장비나 필요한 기술을 해외에서 사들이기 더 어려워진다면 사업 확대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HBM 시장에도 중국의 영향력이 퍼질 가능성은 중장기 관점에서 상당한 리스크로 꼽히고 있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첨단 메모리 분야에 집중되고 강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도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CXMT의 생산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은 메모리반도체 업계 전반에 먹구름을 키우고 있었다”며 “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규제 강화로 기술 개발이 어려워지며 한국과 미국 경쟁사들이 당분간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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