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플로리다주 오를란도 습지 일대 모습.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대 지방에 위치한 습지들이 배출하는 메탄이 기존에 학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등이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몇 년 동안 열대 습지에서 배출하는 메탄이 약 7백만 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롭 잭슨 스탠포드 대학 환경 연구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메탄 배출량은 단순히 증가한다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지난 5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탄은 20년 단기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큰 기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2021년 글래스고 회의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자연 배출량이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콩고, 동남아시아, 아마존 등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등재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연간 습지 메탄 배출량 증가치는 과거 학계에서 최악을 가정하고 내놓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보다 50만 톤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드류 신델 미국 듀크대 기후학자는 로이터를 통해 "우리는 지금 걱정하는 것보다 좀 더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됐던 라니냐 기후 현상 때문에 이같은 메탄 배출량이 증가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라니냐는 태평양 동부 일대의 해수면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발생하게 되면 열대 지방의 강수량이 대체로 늘게 된다. 강수량이 증가하면 습지들도 메탄 배출량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신델 학자는 "라니냐는 2023년에 끝났고 그것만 가지고는 최근 있었던 비정상적으로 높은 메탄 배출량 상승을 설명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메탄 자연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각국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젠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대기 화학 연구원은 로이터를 통해 "이 같은 습지 메탄 배출량 증가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기후목표 이행을 위해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