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이 미국은 파리협정 체제 안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12일(현지시각)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미국의 두번째 파리협정 탈퇴는 불확실성을 초래해 기후변화의 최악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협의한 국제 조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번째 임기 때 파리협정을 '불평등 조약'이라고 규정하고 탈퇴한 바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재임에 성공한다면 재탈퇴를 추진할 것이라는 의사를 확고히 한 바 있다.
우즈 CEO는 “행정부가 계속해서 방침을 바꾸는 것은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옳은 일도 아니다”며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엑손모빌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파리협정 재가입을 추진했을 당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지난 몇 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키워왔으며 정부 관계자들에 글로벌 탄소 감축 활동을 이어갈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 CEO 본인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후총회에도 참석할 정도로 관련 논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엑손모빌은 현재 환경단체들로부터 자체 기후 대응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다 일부 사건과 관련해 법적 분쟁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엑손모빌이 기후정책을 옹호하는 이유를 놓고 석유 생산이 줄어들면 유가를 높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을 내놓는다.
트럼프 1기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기후환경정책 담당을 맡았던 전략가 마이론 이벨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석유 대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옹호하는 이유는 석유 공급을 억제하는 것이 유가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대런 우즈의 말보다는 다른 독립 석유 회사들의 말을 들어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우즈 CEO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측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우즈 CEO는 “엑손모빌은 탄소포집, 수소, 리튬 등과 같은 저탄소 기술 개발에 있어 좋은 위치에 있는 상태”라며 “우리는 해당 기술들 개발에 2027년까지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엑손모빌은 이같은 계획들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해당 기술들을 지원하는 입장을 바꾼다면 단기적으로 투자 계획을 조금 조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