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클라호마 대학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시각적 결과로 나타낸 그래프. 붉은색이 보수, 푸른색이 진보, 녹색이 중도다. 자연재해를 향한 공포가 높아질수록 기후변화를 사실로 인식하는 수준(Climate Belief)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네이처> |
[비즈니스포스트]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가 미국인들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자연재해와 환경과 관련된 공포가 미국인의 기후변화를 향한 태도와 정치적 성향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등재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재해로 인한 공포과 정치적 성향에 따른 기후변화를 사실로 인식하는 수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사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내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보다 대체로 기후변화 인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8세 이상 미국인 2188명을 대상으로 지역, 나이, 성별에 따른 균형을 맞춰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에 지역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보수층 미국인들을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가 발생한 지역에 거주했거나 재해 경험이 있는 보수층은 기후변화 인식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재해강도에 따라 인식수준이 더 높아지는 비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재해에 따른 공포 강도를 1~10까지 점수를 매겨 분류했는데 10에 가까운 재해 공포를 느끼는 보수층은 기후변화 인식 수준이 진보층과 유사할 정도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점 수준의 재해 공포를 느낀 보수층에서 기후변화 인식도 점수는 4점 만점에서 평균 2.5점에 불과했으나 10의 공포를 느끼는 보수층은 3점에 가까웠다.
반면 진보층은 높은 강도의 재해를 겪어도 기후변화 인식 수준이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재해 공포 1점을 느낀 진보층의 기후변화 인식 수준은 3.5점이었는데 재해강도 10에서도 3.5점 언저리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 연구 결과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가 보수층에 미치는 영향은 진보층보다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