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차적층목재(CLT)를 활용해 건설한 데이터센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한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데이터센터를 나무로 짓는다.
31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건설하는 새 데이터센터에 '교차적층목재(CLT)'를 활용한 혼합형 건축 방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CLT는 내화성이 높은 가공 목재를 교차로 적층한 건축 자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엔지니어들이 CLT 비중을 높이면서도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건물 설계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새 건축 방식을 활용하면 콘크리트와 강철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강철을 주로 사용한 방식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3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시멘트를 주 소재로 한 건물과 비교하면 65% 감축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2020년에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에 도달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탄소 네거티브란 기업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이미 배출돼있는 온실가스까지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부터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해 2050년에는 1975년 자사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배출한 모든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서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도입한 CLT 건축 방식도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5월까지 지난 3년 동안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을 6.3% 줄이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인한 간접 배출량은 30.9% 증가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이 높고 대형 건축물을 여럿 지어야 하기 때문에 전력 및 자재 조달 과정에서 간접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CLT 건축 방식을 도입해 건설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 한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팀 지속가능성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탈탄소화 추진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가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CLT 건축 방식이 건설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는 미국 국내에서 시범 진행되는 대규모 CLT 건축 프로젝트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이번 데이터센터 설계를 맡은 데이비드 스완슨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는 "우리는 끊임없이 데이터센터 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자재들의 적합성을 확인해 왔다"며 "사용된 소재가 안전하고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며 우리가 과거 수백 년 동안 사용하며 익숙해져 온 건축 자재들이 제공하는 특성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