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요 정보를 기기에 보관하고 그 외 정보를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하이브리드’ 보안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애플은 강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CC)’이라는 클라우드 AI 보안 시스템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보안 전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보안'이 애플이 최근 출시한 PCC 보안 시스템과 비교해 밀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28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AI 시대에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보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자사 클라우드 보안 시스템인 PCC의 리소스를 공개하며, 이를 해킹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약 13억 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PCC는 애플의 AI ‘인텔리전스’ 보안을 위해 애플이 만든 클라우드 보안 시스템이다. PCC로 전송된 개인정보는 사용자 외 애플조차도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이와 관련해 “애플이 말한 대로 PCC가 작동한다면 스마트폰 AI 보안을 재정의하고 경쟁사들이 뛰어넘기 거의 불가능한 ‘허들’을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AI 보안과 관련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모든 개인정보를 클라우드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아닌, 민감한 정보는 기기 자체에 보관하고, 그 외 정보는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기술교육기관 OPIT 설립자인 리카르도 오클레포는 “하이브리드 AI의 경우, 일부 데이터는 기기를 떠나 다른 곳에서 처리되어야 하므로 가로채기나 오용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이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AI 범용성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GRC 인터내셔널 그룹의 AI 책임자인 캠덴 울벤은 “하이브리드 방식은 중간 가격대 스마트폰에서도 꽤 정교한 AI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운영체제(OS)와 AI를 개발하는 애플과 달리 구글과 협력으로 OS와 AI를 만들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클라우드와 AI 모두를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 PCC와 같은 통합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자사 AI 보안 시스템이 ‘타협 없는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와이어드에 따르면 저스틴 최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AI가 사용자에게 데이터에 대한 제어권과 타협 없는 개인 정보 보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애플이 PCC를 출시하며 삼성전자가 보안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브스는 “삼성은 PCC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보안과 개인 정보보호에 대한 요구 사항이 엄청나게 확대되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개인정보보호 필요성은 AI 시대를 맞으며 더 거세지고 있다. 영국 회계감사 기업 PwC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100만 달러 이상의 보안 침해를 보고한 비율은 27%에서 36%로 증가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올해 국토위협평가 보고서에서 재정적 동기를 가진 사이버 위협이 미국 경제에 상당한 재정적 비용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