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올해 라니냐 발생 가능성 평가 그래프. <세계기상기구> |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이상 고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던 ‘엘니뇨’에 따른 영향이 올해는 적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기후가 심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각)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라니냐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4년이 라니냐가 발생한 해가 될 가능성이 약 60%라고 발표했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일대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적도 지역 수온이 내려가면서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기후에 영향을 준다. 수온이 뜨거워지는 엘니뇨와 달리 라니냐가 발생하면 지구 기온이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편이다.
지난해 세계기상기구,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많은 기후 기관들은 지난해 발생한 이상고온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목했다.
실제로 엘니뇨가 발생한 지난해는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
하지만 9일(현지시각) C3S에서 내놓은 관측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관측된 평균기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3도 더 높았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더운 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지표면 및 해수면 기온이 발생하는 것을 관측했다”며 “라니냐에 따른 단기적 냉각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이것이 장기적 글로벌 기온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분석은 6월 전후로 나온다. 하지만 올해 세계기상기구가 9월에야 분석 결과를 내놓은 이유는 동태평양 일대 수온이 엘니뇨나 라니냐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9월 기준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55%로 10월 이후까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60%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울로 총장은 “지난 3개월 동안 (동태평양 일대에서는) 중립적인 조건이 우세한 상태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극심한 폭염과 파괴적인 호우 등 극심한 이상기후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세계기상기구는 사람들이 사전에 대처를 취할 수 있도록 엘니뇨와 라니냐에 따른 계절별 예보와 이를 통한 이상기후 조기 예보를 최우선 사항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