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이 늦은 해외 제조사들이 경쟁에서 밀리며 입지를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 전기차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BYD를 필두로 한 내수 업체와 경쟁에서 밀려 점차 이탈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장 변화에 대응이 늦었다는 점이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패착으로 꼽힌다.
CNN은 4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해외 제조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들의 영광은 빠른 속도로 빛이 바래고 있다”고 보도했다.
BYD와 샤오펑, 니오 등 중국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지며 폴크스바겐과 포드, GM 등 기존 상위 업체들의 입지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중국 시장에서 해외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33%로 2년 전과 비교해 약 20%포인트 감소했다.
토요타와 GM 등 주요 기업의 자동차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가파르게 줄어들었고 현대차와 포드, 혼다 등 기업은 이미 공장을 폐쇄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CNN은 젊은 연령대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국 브랜드 차량이 외산 자동차보다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동안 해외 제조사들은 내수 기업들과 비교해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 친환경차 산업 육성 정책도 배경으로 꼽힌다. BYD와 CATL 등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생산 능력을 빠르게 키웠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연구개발에도 막대한 금액을 들여 전기차 주행 거리나 자율주행 기술 등 측면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테슬라가 2019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다른 해외 경쟁사들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진출을 계기로 친환경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서 중국 기업들도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CNN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의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진 점도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바라봤다.
조사기관 듄인사이츠는 “중국에 진출한 대형 자동차 기업들은 시한부 사업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가파른 경제 성장에 수혜를 보던 시절은 이제 과거가 됐다”고 전했다.
CNN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내수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며 해외 경쟁사들의 ‘본진’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BYD가 태국과 헝가리 등 여러 국가에 자동차 제조공장 신설을 추진하는 한편 독일 유통업체를 인수하며 유럽을 비롯한 시장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듄인사이츠는 “중국은 결국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사들이 모두 중국 경쟁사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