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협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에 손실 규모가 크게 늘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이익정상화를 위해 부실채권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신협의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부실채권 정리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2023년 12월14일 신협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3년 신협 사회공헌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신협중앙회>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부동산PF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신협은 순손실 3375억 원을 냈다. 적자 규모가 1년 전보다 다섯 배 이상 커졌다.
신협은 지난해 상반기에 반기 기준으로 약 21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실적을 개선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폭을 키운 것이다.
신협은 부동산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라 추가 발생할 예상손실을 대비해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면서 실적이 부진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부동산PF 사업장 평가등급을 양호, 보통, 악화우려 3단계에서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하면서 각 금융업권에 사업성 재평가를 주문했다.
악화우려 단계에서는 대출액의 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으나 부실우려는 최대 75%를 적립해야 한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관점에서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부실채권을 안고 있으면 충당금 부담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업장 정리가 늘어지는 가운데 만기연장이나 경·공매 유찰이 반복되면 사업장 평가 등급이 하락해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해야 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이에 따른 경영부실화는 서민금융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협의 건전성 지표는 이미 다른 상호금융권과 비교해도 부진한 상황이다. 2024년 6월 말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6.25%, 6.85%로 농·수·신·산협 가운데 가장 높다.
▲ 8월1일 'KCU NPL 대부' 창립기념식에서 김윤식 회장(앞줄 왼쪽 6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신협중앙회> |
부동산PF와 관련한 건설업 연체율은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월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신협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23%로 집계됐다. 2023년 말 6.02%와 비교해 4.2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연체율도 3.22%포인트 높아져 8.55%까지 상승했다.
김 회장은 8월 출범한 부실채권 전문 자회사 'KCU NPL 대부'에 큰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KCU NPL 대부는 전국 866개 조합에서 연내 35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건전성 관리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신협중앙회는 KCU NPL 대부의 매입 규모 확대를 위해 900억 원을 추가 출자할 계획도 세웠다.
김 회장은 “KCU NPL 대부의 적극적 활동으로 연내 상당 규모의 부실채권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신협중앙회는 KCU NPL 대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면서 신협의 대내외 신뢰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협은 최대 6천억 원 규모 부실채권 정리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해당 펀드는 부동산 PF 이외 공동대출 등에서 발생한 부실채권도 매각할 수 있어 다방면의 연체율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을 여겨진다.
펀드 출자금은 단위조합이 신협중앙회에 맡기는 신용예탁금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