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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5-2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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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당신의 노후 계획은 안녕하십니까. 올해 한국사회는 퇴직연금을 도입한 지 20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퇴직연금이 퇴직 이후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퇴직연금'이 되기 위해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퇴직연금 선진국을 찾는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호주, 일본, 미국의 퇴직연금 장단점을 알아보고 국내 퇴직연금제도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 호주 글 싣는 순서
① ‘유어 퓨처, 유어 슈퍼’, 연 9%대 수익률로 '질 좋은 노후' 신뢰 쌓아
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③ 커스틴 사무엘스 FSC 정책이사 “치열한 퇴직연금 운용경쟁, 정부 2번 퇴짜 땐 시장 퇴출”
④ 크리스 브라이키 스탁스팟 CEO “퇴직연금 투자의 새 트렌드 ETF, 자산운용 다양화 계속된다”
⑤ 로스 클레어 ASFA 리서치부문 이사 “호주 은퇴자 30% 안락한 노후, DC형의 롤모델”
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⑦ “우리는 행운아! 은퇴생활도 햇살 쨍쨍",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 호주 퇴직연금 관련 협회들은 슈퍼애뉴에이션 영역에서도 가족, 여성 등에 관한 정부의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5월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 인근 모습. 새롭게 개발한 공원과 영화관 등이 자리잡은 지역으로 향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비즈니스포스트>
[시드니(호주)=비즈니스포스트] “연방정부가 유급 육아휴직에 퇴직연금 지급을 추가하는 것은 호주 은퇴자들이 더 많은 소득과 연금 수령액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튜 린든 호주산업형기금협회(SMC) 전략총괄대표는 15일 호주 연방정부의 예산안 발표 뒤 진행한 '호주산업형기금협회 포스트 버짓 웨비나(웹으로 진행되는 세미나)'의 서두를 이렇게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선진 퇴직연금 제도를 취재하기 위해 시드니를 방문한 5월 셋째 주, 호주 현지의 슈퍼애뉴에이션(퇴직연금)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연방정부의 2024~2025년도 예산발표였다.

특히 유급 육아휴직 기간에 관한 퇴직연금 지원(PPL, Paid Parental Leave)은 많은 슈퍼애뉴에이션 협회들이 개혁을 요구하고 지지해 온 사안이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 ​호주산업형기금협회(SMC)는 5월15일 연방정부의 예산안 관련 웨비나를 열었다. 웨비나에는 미샤 슈베르트 SMC 최고경영자와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가 참석했다. < SMC >​

실제 시드니에서 만난 퇴직연금 관계자들도 하나 같이 호주 슈퍼애뉴에이션 제도의 개선할 점으로 성별에 따른 퇴직연금 자산 격차를 꼽았다.

호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퇴직연금 선진국이지만 이런 호주에서도 여성과 남성이 받는 최종 퇴직연금 사이 격차는 여전히 크다. 

호주연금기금협회(ASFA)에 따르면 호주 여성의 슈퍼애뉴에이션 계좌 잔액은 남성보다 약 25% 낮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2024~2025년 예산에 유급 육아휴직 기간 슈퍼애뉴에이션 급여 지원을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미샤 슈베르트 호주산업형기금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웨비나에서 “정부의 이번 역사적 결정으로 해마다 18만 호주 가정이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며 “2025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유급 육아휴직에 관한 슈퍼애뉴에이션 급여 지원을 통해 두 아이의 어머니는 은퇴할 때까지 약 1만4500달러의 저축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애뉴에이션 제도에서 여성이 받는 불평등한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WIS(Women in Super)’도 16일 정부 예산안 관련 웨비나를 진행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 호주 슈퍼애뉴에이션 관련 비영리단체 WIS(Women in Super)는 사전신청을 받아 16일 연방정부의 예산안과 관련 웨비나를 진행했다. < WIS >


16일 오후 12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웨비나에는 조지아 브럼비 호주산업형기금협회 대외협력 총괄책임자, 에밀리 밀레인 임팩트이코노믹스 이사, 에린 세일즈 오스트레일리안슈퍼(AustralianSuper) 정책 및 대외협력 수석 매니저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WIS 웨비나에서도 유급 육아휴직 기간 퇴직연금 지원(PPL)을 비롯해 여성의 슈퍼애뉴에이션 계좌 금액에 영향을 미칠 정부의 정책 평가가 이어졌다.

조지아 브럼비 총괄책임자는 “호주산업형기금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급 육아휴직 퇴직급여 지원과 저소득층 세금환급 혜택 확대로 저소득층 여성의 퇴직연금 계좌 잔액은 최대 3만8천 호주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여성의 평균 퇴직연금 계좌 잔액이 20%가량 증가하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3만8천 호주달러는 한국 돈으로 약 3400만 원에 이른다.

지난해 KB금융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KB골든라이프보고서를 보면 한국 가구의 노후 적정생활비는 월 369만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2인 노인 가구가 1년 가량을 지낼 수 있는 자금이 정부 정책 개선으로 은퇴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브럼비 총괄책임자는 “이것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다”며 “여성과 18세 미만 생애 초기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의 중요성은 우리가 계속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개혁”이라고 힘을 실어 말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지아 브럼비 호주산업형기금협회 대외협력 총괄책임자, 알리사 굿윈 WIS(Women in Super) 정책위원회 의장, 에린 세일즈 오스트레일리안슈퍼 정책 및 대외협력 수석 매니저, 에밀리 밀레인 임팩트이코노믹스 이사가 16일 WIS 포스트 버짓 웨비나에 참석하고 있다. < WIS >
에밀리 밀레인 임팩트이코노믹스 이사는 보육과 노인간호 등 여성이 많이 일하는 직군의 예상 급여 인상 방침을 긍정적 변화로 언급했다. 이런 직군의 임금 인상 노력은 궁극적으로 호주 여성과 남성의 슈퍼애뉴에이션 잔액 격차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이 여러 단체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은 발전을 거듭했고 개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가자들은 이번 호주 정부 예산안에 저소득층 슈퍼애뉴에이션 세금환급(LISTO) 한도액 변경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린 세일즈 오스트레일리안슈퍼 수석 매니저는 “슈퍼애뉴에이션 제도는 분명 사람들이 은퇴를 위해 저축하는 금액에 낮은 세율을 과세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하지만 현재 통계에 따르면 슈퍼애뉴에이션 적립금에 관한 세금혜택의 30%가 상위 소득 계층에 돌아가고 이에 따라 당연히 남성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일즈 매니저는 “슈퍼애뉴에이션 세급환급 제도를 개선하면 여성을 포함해 저소득층 약 190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세금환급 제도 변경의 수혜자 63%가 여성이기 때문에 이 정책은 여성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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