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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업황 개선에 '3세' 박준경 경영권 승계 힘받나, 신사업 안착이 과제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5-21 15: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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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호석유화학이 합성고무 업황 호전으로 올해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너가 3세인 박준경 사장의 경영승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의 공통 과제인 신사업 발굴·육성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박 사장은 탄소나노튜브(CNT) 등 신사업의 성과를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업황 개선에 '3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0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준경</a> 경영권 승계 힘받나, 신사업 안착이 과제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업황 회복에 힘입어 경영승계에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미진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일은 경영능력을 입증해 승계의 명분을 만드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2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호석화는 2021년 영업이익 2조4천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이후 줄곧 실적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과 국내 경쟁사들의 증설로 주요 석유화학 제품들의 공급과잉이 지속된 탓이다. 

회사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473억 원, 2023년 3590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다만 주력사업인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업황 회복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86억 원을 내며 기존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컨센서스) 673억 원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주력사업인 합성고무를 비롯해 모든 사업부의 실적이 이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신제품 교체 지원정책), 부동산 규제완화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며 소비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BD) 가격 하향 안정화로 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 도래에 따라 타이어 수요가 늘며, 타이어 소재로 쓰이는 회사 합성고무 제품 수요도 따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중국기업을 겨냥한 관세 인상 역시 회사 영업환경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추진하는 관세 인상 품목에는 전기차와 배터리 외에도 의료·수술용 장갑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의료·수술용 장갑 제조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 제조사들의 수혜가 예상되는데, 말레이시아 업체에 의료·수술용 장갑 소재로 쓰이는 합성고무(NB라텍스)를 제조하는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의료·수술용 장갑업체의 중장기 경쟁력 회복 가능성은 글로벌 넘버원 NB라텍스 업체이자 말레이시아 최대 수출 업체인 금호석유화학에도 긍정적 소식”이라고 바라봤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시황 회복 구간 속에서 글로벌 톱티어 합성고무 업체로서 차별화 실적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개선은 오너가 3세로서 경영승계를 준비하는 박준경 사장에겐 희소식이다. 

박 사장은 2022년 영업본부장 부사장 시절 회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런데 하필 이 때부터 영업실적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좋지 않은 시장 환경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 실적 반등으로 박 사장의 승계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도 박 사장의 안정적 경영승계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금호석유화학 업황 개선에 '3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0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준경</a> 경영권 승계 힘받나, 신사업 안착이 과제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전경. <금호석유화학>

박 사장의 사촌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박 사장 아버지)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박 회장과 박 사장에 맞서 여러 차례 경영권 도전에 나섰지만 지난 3월에도 실패했다.

3월 주총에서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제안 3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지만 주주 다수가 기존 경영진들의 손을 들어주며 박 전 상무 측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다만 아직 신사업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은 박 사장에 앞에 놓인 큰 숙제다. 통상 경영승계를 앞둔 차기 경영인은 신사업 성과를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승계의 명분을 마련하는 사례가 많다. 

과잉공급이 반복되는 기존 사업구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육성을 통한 사업구조 다변화하는 일은 비단 금호석유화학뿐 아니라 국내 석유화학업계 모두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금호석유화학이 낙점한 신사업 가운데 탄소나노튜브(CNT)는 잠재력이 높은 성장사업으로 꼽힌다. 

CNT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의 핵심 도전재로,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로 쓰인다. CNT를 2차전지에 적용하면 기존보다 10% 이상 높은 전도도 구현이 가능하고, 2차전지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회사는 일찍이 CNT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태까지 성과는 미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회사는 충남 아산 공장에 연산 120톤의 CNT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만 2022년 101톤이었던 생산량은 2023년 87톤으로 오히려 줄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증설과 함께 CNT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기존 아산공장 CNT 생산시설을 이전해 여수 율촌공장에 연산 360톤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본격 생산을 돌입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율촌공장에 연산 360톤 규모 공장을 준공해 CNT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율촌공장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이유는 최대 5천 톤까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CNT 설비 확장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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