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05-20 13:19:17
확대축소
공유하기
▲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도 폴더블 올레드(OLED) 패널을 납품하게 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이르면 2025년부터 애플에 폴더블(접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HP, 레노버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전자에 노트북용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고 있는데, 내년 애플에 폴더블 패널 공급을 시작하면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경쟁심화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20일 디스플레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이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하기 위한 제품 개발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올해 4월 미국상표특허청(USPTO)에 폴더블 기기 관련 특허를 등록하며, 폴더블 제품 출시를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아이폰 판매 부진 등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무기로 ‘폴더블’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 사진은 LG디스플레이 모델이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올레드로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LG디스플레이 >
홍콩 하이통증권의 제프 푸 연구원은 “애플은 2025년 말 폴더블 태블릿을 출시한 뒤, 2026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애플과 폴더블 기기용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계약과 관련해서는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패드용 폴더블 패널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의 폴더블 패널 공급업체 후보로 거론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직까지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애플은 주요 제품의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를 2곳 이상 확보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폴더블 패널 제품을 상용화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2020년 9월 중국 전자기업 레노버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한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X1폴드를 공개했고, 2022년 하반기부터 휴렛팩커드(HP)에도 17인치 폴더블 패널을 공급했다.
2023년 하반기에는 LG전자에 납품하는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올레드(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 폴더블 패널과 달리 특수 소재를 적용해 접히는 부분의 주름 현상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과거 애플이 폴더블 기기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날 때마다 LG디스플레이는 유력한 패널 공급업체 후보로 꼽혀왔다.
▲ 폴더블 아이패드 예상 이미지. <맥루머스>
IT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의 폴더블 기기 출시에 관한 첫 소문은 2016년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폴더블 패널을 양산해 애플, 구글에 공급한다는 관측이 나왔을 때”라며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애플이 폴더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더블 패널은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한다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폴더블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고객사와 신뢰도나 수율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국내 업체들이 폴더블 패널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BOE는 아이폰15용 기본형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의 수율도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폴더블 OLED 패널에서 국내 기업과 기술격차를 좁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개발도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아이폰의 경우 202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6.8인치(플립형)와 8인치(폴드형) 두 유형으로 샘플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며, 조만간 추가 샘플 공급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IT 부품소재 업체들의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