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면서 갤럭시노트7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이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최근 악화된 분위기와 삼성전자의 의사결정 스타일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전격적인 판매중단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갤럭시노트7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은 4분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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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갤럭시노트7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가 10월1일부터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정상화하면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판매를 재개한 지 10일 만에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잠정적으로 다시 중단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3분기 부품업체들은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으로 부품출하에 차질을 겪으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의 1차 리콜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배터리물량을 경쟁업체에 모조리 빼앗기면서 3분기 소형전지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SDI는 현재 새롭게 생산되는 갤럭시노트7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의 1차 리콜비용을 얼마나 부담하느냐에 따라 4분기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플래그십제품의 핵심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어 갤럭시노트7의 판매가 전격중단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7에 탑재되는 주기판(HDI),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에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독점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플래그십 제품에 전면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는 파트론 등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부품 판매단가가 다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탓에 부품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중단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의 4분기 매출은 예상보다 5~10%,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10~1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업체 가운데 반도체업체들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가 전면중단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갤럭시노트7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매출에 기여한 수준은 2.2% 정도로 크지 않다”며 “갤럭시노트7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더라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가 반사이익을 봐 판매가 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사업은 실적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아이폰7시리즈에 탑재되는 D램, 낸드플래시 등을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아이폰7시리즈에 D램, 낸드플래시 등을 공급하고 있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도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에 따라 아이폰7시리즈의 판매가 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7 판매 개시 이후 최근 부품 주문량이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의 부품업체들보다 아이폰7의 부품업체들이 4분기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1일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노트7의 잠정적인 판매중단 소식을 알리면서 “현재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업자, 거래선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을 믿어준 고객, 거래선, 파트너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