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램 업황이 2분기부터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했지만 대만 지진으로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메모리반도체인 D램 업황 개선세가 2분기부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 영향으로 가파른 가격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D램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 변수로 꼽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8일 “대만 화롄에서 최근 발생한 지진은 반도체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 상황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D램 출하량의 대부분을 대만에서 제조하고 있는데 이번 지진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는 최근 일제히 고객사와 반도체 가격 협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수요 및 공급 상황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이러한 추세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2분기 D램 단가 협상에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D램 공급업체들이 올해 반도체 단가 인상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던 상황에서 지진에 따른 공급 차질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던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2분기 들어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1분기에 20% 이상, D램 평균 가격은 10%대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2분기에 낸드플래시는 15~20%, D램은 한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디지타임스는 지진 여파로 이러한 반도체 단가 협상에 변동이 발생하면서 2분기에도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은 지진에 따른 영향을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 고객사와 단가 협상을 미루기로 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에 D램 생산설비를 두지 않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를 뒤따라 2분기 D램 가격 협상을 재조정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이터서버 등 분야에서 공급 차질을 우려해 더 적극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 업황 개선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들어 업황 전망이 다소 바뀌고 있다”며 “2분기에도 큰 폭의 단가 인상을 확인하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반도체 평균 가격이 결국 제조업체들과 고객사들 사이 협상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D램 단가 상승세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