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미디어텍 및 TSMC와 협력해 PC용 CPU를 개발하고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 반도체 참고용 이미지.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자체 기술로 첫 PC용 CPU(중앙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TSMC와 미디어텍,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며 강력한 연합군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와 운영체제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본격적으로 PC용 CPU시장에 뛰어든다면 인텔의 시장 지배력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가 ARM 반도체 아키텍처(설계기반)를 활용한 CPU를 설계하며 대만 미디어텍과 협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텍은 주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기업인데 최근 PC용 CPU와 인공지능 반도체,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미디어텍의 자율주행차 반도체 협력사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모두 상당한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CPU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인텔의 오랜 지배력을 뒤흔들 만한 만만찮은 세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자체 기술로 CPU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최근 로이터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PC용 CPU를 설계하는 기업들에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일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과 대결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CPU 개발을 도울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자체 설계해 ‘맥북’ 시리즈에 탑재하는 ARM 기반 프로세서의 성능 경쟁력이 주목받으며 결국 윈도 운영체제 점유율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RM 기술을 활용하는 CPU는 인텔의 x86 아키텍처 기반 CPU와 비교해 성능 효율과 전력 소모량 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주력 사업인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이어 CPU 시장에 진출하는 엔비디아와 P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미디어텍, 애플과 경쟁을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해관계가 모두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의 협력 발전 가능성은 매우 흥미롭다”며 이들이 개발하는 CPU가 어느 분야에 쓰일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이 개발하는 CPU는 TSMC의 CoWoS 패키징을 활용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CPU와 GPU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구동하는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
TSMC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및 인공지능 반도체를 모두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CPU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의 반도체 파운드리 협력사로 자리잡게 되는 셈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의 CPU 시범 생산은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2025년 정식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