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8-04 16: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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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인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가 미래 성장성 입증에 분주한 모양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CGV의 유상증자 이후 낮아질 지주사의 지배력을 다시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에 매겨진 기업가치를 향한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워 CJCGV 유상증자를 향한 싸늘한 시선을 걷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유인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가 취임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신사업 진출과 기존 사업 강화에 나섰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미래 성장전략을 입증해 CJCGV 유상증자를 향한 싸늘한 시선을 걷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4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최근 사업성과와 기존 사업의 확장을 알리며 미래 성장성 입증에 나서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의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 디지털 경영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달 19일 신한은행의 개인사업자 고객 플랫폼 ‘소호메이트’를 구축했다며 금융IT 서비스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달 3일엔 광고기반 무료스트리밍(FAST) 서비스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가 취임한지 1달도 되지 않았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CJ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CJCGV 자본확충에 앞서 매겨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주사 CJ는 8월31일 현물출자 승인 이사회를 거친 뒤 9월 중 법원의 인가를 받아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CJCGV가 발행할 신주와 맞바꾼다는 계획을 세웠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의 평가가액은 3807억~5608억 원 사이로 예상됐다. 일단 CJ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로 4500억 원을 매겼는데 일부에서는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가치 4500억 원을 적용하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2, 주가수익비율(PER)은 16.5로 산정된다. CJ가 선정한 비교군 기업(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삼성SDS, 포스코DX, 신세계I&C)들의 해당 수치와 비교해 높게 책정됐다는 논리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CJ가 확보할 CJCGV 신주의 양이 늘어나며 CJCGV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유상증자로 지분이 희석되는 기존 CJCGV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는 이유이다.
자본확충에 따른 CJ의 CJCGV 지분율 변동을 살펴보면 기존 48.5%에서 유상증자 이후 27.23%까지 낮아졌다가 현물출자로 49.87%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는 지난달 28일 적용된 권리락 기준가격 8140원을 CJCGV 신주발행가격으로 책정한 것인데 31일 현물출자 이사회에서 정해지는 CJCGV 발행가액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물출자 건에서의 CJCGV 신주 발행가액은 통상 유상증자에서 쓰이는 기준주가 산정방식을 준용할 수 있다”며 “할인율은 최대 10%까지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로 CJ는 연간 100억 원의 배당수익이 줄겠지만 계열사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딱히 손해는 없어 보인다.
CJ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미래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CJ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2025년도 예상 매출을 9604억 원, 예상 영업이익을 535억 원으로 잡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CGV의 미래 성장전략의 한 축을 맡게 된다. CJCGV가 6월20일 내놓은 미래성장전략 가운데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예상 시너지를 설명한 부분. < CJCGV >
현물출자가 완료된다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CGV의 미래성장 전략 ‘NEXT CGV’의 한 축을 맡는다.
CJCGV가 △극장운영시스템 상품화 △광고영업 고도화 △VFX(시각특수효과) 사업 헐리우드 진출 등의 미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일감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CJ올리브네트웍스 실적 흐름을 보면 CJCGV의 예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야할 길은 멀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22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6652억 원, 영업이익 342억 원, 순이익 266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3%, 순이익은 16.6% 줄어든 것이다.
유 대표는 1975년생으로 대전고등학교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LGCNS에 입사해 20년 넘게 근무했다가 지난달 11일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LGCNS에서 △디지털 플랫폼(IoT,데이터 허브), △디지털 스페이스(스마트 빌딩, 스마트 팜), △스마트 SOC사업(스마트 시티, 스마트 교통) 등 디지털 시티 및 모빌리티 분야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 신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IT분야 미래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