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07-14 13: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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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투자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웅크리고 있던 PE(사모펀드) 회사들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필연적으로 인재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법이어서 최근 PE회사들이 인재 찾기에 분주하다.
▲ 윤문재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움직이는 사모펀드 회사들을 향해 헤드헌터를 활용한 인재채용을 조언했다. <커리어케어>
커리어케어의 윤문재 부사장은 “PE회사들이 고금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 부사장은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에서 PE 전문 헤드헌팅 조직인 PEPG본부를 이끌고 있다.
윤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서 20여 년간 광고기획과 HR을 담당했다.
- PE 시장에 부는 훈풍을 느끼나?
“훈풍이라는 표현은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얼어붙었던 투자시장에서 조금씩 활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고금리에 투자시장이 위축되면서 M&A도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는데, 최근 금리가 안정되고 인수금융시장이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면서 M&A가 되살아 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수급 정상화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주요 PEF들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PE회사들이 4~5년 전 투자했던 기업들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기 시작했다.”
- 구체적인 사례를 소해개 달라.
“MBK파트너스는 골프존카운티와 롯데카드를 내놓았고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과 SK에코프라임, SK해운, 케이카, 쌍용레미콘 같은 기업을 매각대상에 올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버거킹의 매수자를 찾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움직임이 있다. PE회사는 투자자(LP)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집행하지 않은 미투자 자금을 기한 내 소진해야 다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의 미투자 자금은 5조 원에 육박하고 있고 한앤컴퍼니도 7600억 정도를 소진해야 한다. 이렇게 비축된 실탄이 늘어남에 따라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M&A시장도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상반기에 큰 거래들이 성사되었다는데.
“조 단위 대형 딜이 2건 있었다. MBK파트너스가 올해 3월 말 유니슨캐피탈코리아로부터 메디트를 2조4500억 원에 인수했고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임플란트회사 오스템임플란트를 2조2700억 원에 사들였다.”
- PE시장의 회복세가 인재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핵심인재 수요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M&A시장의 정상화는 PE회사들의 인재확보 움직임에 강한 자극을 주게 된다. PE회사들의 프로젝트는 수천억에서 조 단위 비용이 투입되는 대형 투자이므로 모든 과정이 철저히 보안으로 진행된다.
커리어케어는 기업인수 실사단계부터 PE회사와 함께 인수기업의 경영진 발굴에 나선다. 비밀유지서약(NDA)을 체결했기 때문에 구체적 프로젝트를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PE회사들이 투자하는 기업의 경영진 추천 의뢰가 작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
- PE회사들은 어떤 인재를 찾고 있나?
“한마디로 투자금 회수를 성공시킬 수 있는 경영진이다. PE회사가 투자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몇 가지 필수적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투자하는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사업통찰력(Expert & Business Insight)이다. 이 때문에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CEO나 CFO의 경우 관련분야 전문성이 필수는 아니다. 사업전략, 마케팅, 영업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경영자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 성과창출 역량(Performance Competency) 또한 필수요소다.
투자회사의 경영진들은 재무적 감각(Financial Capability)을 기반으로 회사의 핵심 재무제표에 밝아야 한다. 투자 이후 기업가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턴어라운드 역량 역시 중요하다. 리스크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조직을 성과형 체질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조직관리 역량은 기본이고 전사적 과제해결을 위한 조직단위 경쟁력 빌드업 역량도 필요하다."
- 최고의 능력자여야 한다는 얘긴데.
“일반기업의 M&A와 PE회사의 바이아웃 투자는 기업가치 향상과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PE회사가 선임한 경영진은 PE회사와 긴밀한 업무협의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 등 시장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해야 한다.
투자시점에 선임된 경영진이 중도에 하차하는 이유 중 하나도 소통능력 부족이다. 그래서 PE 투자 포트폴리오 경영진은 PE회사의 프로젝트 경험자가 많으며 PE회사들도 소통 때문에 PE회사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있는 경영진을 선호한다.”
- PE회사에서 인재들에게 맡기고자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PE회사는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한다. 평균적으로 4~5년 안에 기업가치를 극대화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 따라서 PE회사가 선임한 경영진의 핵심미션은 기업가치 향상이다. 투자 기업의 CEO는 PE회사와 함께 계획을 짜서 기업을 투자금 회수 단계로 이끌어야 한다. "
- 단계마다 필요한 인재가 달라질 것 같다.
“투자 기업의 핵심과제에 따라 경영진의 라인업이 변한다. 인수초기의 경우 CFO가 CEO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전략형 CEO를 선임하면 실행력을 갖춘 임원진이 구성되고 노사이슈가 있으면 조직안정화 역량을 갖춘 노련한 CEO가 배치된다.
CFO의 경우도 데이터 기반의 재무기획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우와 재무지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전통적 CFO를 찾는 경우로 나뉘어진다. PE회사들은 기업가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수시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전문인력을 영입한다.”
- 어디든 인재가 중요하겠지만 PE에서 인재가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
“인수 주체(PE)와 경영 주역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경영진의 선임이 투자의 최우선 과제가 된다. 특히 투자의 성패가 짧은 시간 안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검증된 인재를 쓸 수밖에 없다. 경영진은 인수 시점에 팀의 개념으로 같이 출범한다.
PE회사는 투자기업의 기업가치 향상과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최적의 조합을 구성하려고 한다. 당연히 CEO가 키맨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선봉에 나선다. 바이아웃(경영권확보) 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탁월한 경영진 선임이고 그 중에서도 CEO 선임이다. 이 때문에 PE회사가 기업을 인수하면 핵심 경영진을 교체한다.”
- 이렇게 좋은 인재들을 찾기가 어려울 텐데 어떻게 찾나.
“PE회사의 투자 프로젝트를 경험한 C레벨, 특히 성공적으로 투자금 회사를 마무리한 CEO와 CFO는 PE회사들의 핵심 영입 대상이다. 이런 핵심인재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을 영입하려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PE회사와 투자회사의 브랜드, 성공 경험, 산업과 직무별 전문성, PE회사와 CEO의 역할 설정, 보상 등 투자 상황과 후보자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어 제안해야 한다.
경험 많은 PE회사들은 시장에서 검증된 C레벨 후보의 정보를 갖고 있다. 새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먼저 자체적으로 경영진을 물색한다. 그러나 다양한 산업과 직무를 담당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헤드헌팅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전문가는 전문가가 찾을 가능성이 크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