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삼성전자 주도의 로봇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보행보조(웨어러블) 로봇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웨어러블 로봇 출시를 계기로 로봇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올해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함께 로봇사업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웨어러블 로봇 ‘젬스힙’을 국내 시장에 내놓기에 앞서 관련 특허권 확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보행보조 장치의 움직임 감지 등의 내용이 담긴 ‘보행보조장치 및 그 동작방법’이라는 제목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에는 센서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사용자의 운동방향을 감지하고 얼마만큼의 힘을 부여할지 결정하는 기술이 포함됐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내놓을 웨어러블 로봇 젬스힙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2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젬스힙에 대한 ‘시판전 신고’를 해두기도 했다. 시판전 신고는 의료기기 판매업자가 제품 성능을 미국 정부로부터 인증받는 절차다.
한 부회장은 웨어러블 로봇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제품출시 작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삼성전자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삼성전자 로봇사업팀은 젬스힙(EX1)이라는 제품을 연내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특히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특히 전쟁에 투입된 상이군인이 많아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규모는 2020년 약 5억 달러(한화 65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무렵에는 88억 달러(한화 11조6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젬스힙을 착용한 모습. <삼성전자> |
한 부회장은 젬스힙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발목과 무릎 활동을 보조하는 ‘젬스 앵클’과 ‘젬스 니’를 함께 개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회장은 웨어러블 로봇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 로봇사업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이런 구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지분율 4.77%)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을 285만4136주(14.99%)로 확대했다. 또한 콜옵션(매도청구권) 계약도 맺어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을 59.94%까지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연내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삼성전자의 로봇 생태계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부 연구소인 휴보랩에서 분사해 설립돼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기업으로 제품라인업을 이족보행 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에 이어 서빙로봇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데이터는 글로벌 서빙로봇 시장규모가 2020년 1조7천억 원에서 2027년 28조48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 및 그 관계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로봇 제품군이 확대하면서 투자 자회사를 통해 관계를 맺어온 스타트업들과도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로봇용 만능 인공지능 개발기업 ‘컨베리언트’와 인공지능 로봇기업 ‘인튜션 로보틱스’, 신경과학 기반 로봇용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케이우스’ 등 로봇기업에 다각도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쌓아온 로봇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며 “삼성리서치에 많은 엔지니어가 모여 삼성 로봇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