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조종사노조의 집단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원 대표는 성수기 국제선 노선 운항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조종사노조가 쟁의에 나서게 된다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조종사노조의 집단행동이 쟁의로 번질지 주시하고 있다. 조종사노조의 쟁의가 본격화 되면 원 대표의 국제선 증편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26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원 대표는 조종사노조와 대화창구를 계속 유지하면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현재 쟁의여부를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결과는 28일 오전 11시에 공개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6일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이 80%를 넘어가고 있다”며 “가결이 예상되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조종사노조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조종사 1435명 가운데 1095명이 소속되어 있는 만큼 이들이 전면 쟁의에 나선다면 운항에 차질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종사노조의 집단행동은 임금인상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임금협상에서 코로나19 기간동안 임금삭감과 무급휴직을 감내했다는 점을 감안해 인상률 10%대를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인상률 2.5%를 지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운항직 직원 1416명(승무원 제외)의 연간 급여 총액은 1762억820만 원으로 평균 임금은 1억2444만 원으로 확인된다.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2019년부터 연봉이 동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별도기준 매출 5조6300억 원, 영업이익 7335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매출은 37.3%, 영업이익은 62.7% 증가한 것이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하루에 한 번씩은 만나려고 하고 있다”며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인상안을 노조에 제시한다면 쟁의권이 있더라도 쟁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조종사노조와 합의를 신속하게 이끌어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항공업계의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성수기가 오기 전에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파업으로 발생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과거에도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2005년 7월 25일동안 파업을 벌였다. 해당 파업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마무리 됐지만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파업으로 인한 직접피해는 여객 부문 1386억 원, 화물 부문 1014억 원 등 모두 2400억 원에 이르렀다.
다만 2005년과 달리 쟁의 행위가 발생해도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
2005년 파업 이후 항공운수업이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 노조는 파업 시에도 운항률을 국제선 80%, 국내선 70%(제주 70%, 내륙 50%) 이상 수준을 각각 유지해야한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은 연말 국제선 정상 운항을 목표로 항공편을 늘리는 중인데 조종사노조와 갈등으로 속도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5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노선 54개, 운항 횟수 주 413회까지 늘린 상황으로 성수기에도 계속해서 모든 지역에서 증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제선 증편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의 핵심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분기 기준 국제선 여객 노선 74곳에서 주 624회, 국제선 화물 노선 22곳에서 주 71회씩 각각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운항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주력 노선이었던 중국이 기대보다 늦게 회복되면서 국제선 사업의 회복까지 늦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통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국제선(출발 및 도착 기준)에서 여객에서 승객 173만5천명을 날랐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같은 기간 국제선에서 여객 166만8천 명을 나르며 아시아나항공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