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경쟁으로 10년 먹거리를 확보했다.
중국 기업의 면세점 입찰전 참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기업들이 임대료로 높은 금액을 써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고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전의 진정한 승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라는 시선이 나온다.
2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전의 진정한 승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라는 시선이 나온다.
앞서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친 진행된 국세청의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에서 호텔신라가 DF1구역과 DF3구역, 신세계DF는 DF2구역과 DF4구역, 현대백화점이 DF5구역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중소·중견 사업권으로 경쟁이 제한된 DF8과 DF9에는 경복궁면세점과 시티플러스가 뽑혔다.
DF1·2 구역은 향수와 화장품, 주류, 담배를 판매하는 곳이며 DF3·4는 패션, 액세서리, 부티크를 취급한다. DF5는 부티크만 다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임차료 산정방식을 기존 정액제에서 공항 여객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즉 공항 이용객이 적으면 임대료를 적게 받고 이용객이 많으면 임대료도 많이 받는 방식이다.
호텔신라와 신세계DF는 이른바 면세점의 꽃이라는 향수와 화장품, 주류·담대 구역을 따내기 위해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
호텔신라가 산정한 DF1구역 객당임대료는 8987원, 신세계DF가 내야할 DF2구역 객당임대료는 9020원이다. 최소 객당임대료가 5천 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인천국제공항 출발 여객수가 회복된다고 가정하면 호텔신라와 신세계DF는 연간 임대료로 각각 약 4천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후 소비환경 변화로 공항 이용객수가 늘어도 면세점 매출이 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임대료를 매출이 아니라 여객수에 연동했기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입장에선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될수록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인천국제공항 국제여객은 114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52.6% 늘었다.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이 있는 이달 29일부터 5월7일까지 황금연휴 기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여객이 하루 평균 14만63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7일에는 코로나19 이후 최다치인 15만1400명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연말까지 약 5300만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9년의 75% 수준이다.
일각에선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의 면세점 입찰 참여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론 국내 기업이 면세점 사업권을 모두 가져갔지만 글로벌 면세점 1위인 CDFG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게 된다면 중국 고객을 대거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 기업들이 높은 입찰금액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CDFG가 인천국제공항 진출에 성공하면 앞으로 시내면세점도 위험해질 것이라는 국내 면세업계의 인식이 작용했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2019년 기준 중국인 여행객의 면세점 매출 규모는 1조1645억 원 수준으로 일본인 여행객 매출 대비 14배 이상이다. 당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의 42%가 중국인이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DF 등은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한다.
인천국제공항 여객수의 20% 가량이 7~8월 여름 성수기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임대료 수익에 힘입어 인천국제공항의 경영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료의 비중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전체 매출의 60~70%에 이른다.
인천국제공항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조351억 원, 영업손실 5873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85% 늘고 영업손실은 36.8% 줄었다. 올해는 매출 1조8천억 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