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파격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막혀있던 해외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여행객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승객 선점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항공 노선 운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 운임을 두고 치킨게임 양상이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비즈니스포스트]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점점 열리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항공권 파격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9개의 저비용항공사가 일본·중국·동남아 등의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고 있는데 과거 치킨게임 양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서는 국제선 노선에서 다양한 특가 상품들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9일 괌 정부 관광청과 손잡고 △인천~괌(최소 14만9300원) △부산~괌(최소 13만9천 원) 등 특가항공권을 7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월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에 이어 3월에는 특가 항공권 정기 기획전 ‘월간티웨이’를 내놓았다.
티웨이플러스는 2만 원부터 29만9천 원의 멤버십 요금을 내면 같은 양의 멤버십 포인트를 비롯해 할인구폰, 가입자 전용 부가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티웨이플러스는 출범 2주만에 가입자 1500명을 모았다.
월간티웨이는 매월 첫 번째 1주일동안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정기할인 행사로 노선별로 약 5~10% 사이의 운임할인이 적용된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3일에도 지난 달과 동일한 규모의 월간티웨이 특가항공이 풀린다.
에어부산은 29일부터 특가 기획전 ‘동남아, 나 지금 되게 신나’를 열고 부산에서 동남아 지역을 오고가는 노선 7개와 인천에서 동남아 지역을 오고가는 노선 3개의 항공권 특가판매를 시작했다.
진에어는 대만, 일본 등을 오고가는 노선의 일부 항공권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열고 있다. 대상 기간은 올해 상반기 말까지며 대만은 최대 5만 원, 일본은 운임의 10%를 할인해준다.
앞서 진에어는 올해 2월 국제선 항공권을 특가로 제공하는 진마켓을 3일동안 열었는데 첫날에만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에어서울은 지난달 20일부터 출발 7일 이내의 국제선 항공권의 잔여석을 특가로 판매하는 ‘땡처리 특가’ 이벤트를 주 1회 이상으로 열고 있다.
땡처리 특가 대상 노선은 에어서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간헐적으로 공지되는데 이를 통해 일본 노선은 10만 원대, 동남아 노선은 2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가 할인행사들은 해외 하늘길이 막히는 동안 여행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노선들에 대한 관심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특가 항공권이 제공되는 노선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운항을 재개한 노선이기도 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비슷한 노선을 두고 승객을 유치하는 구조이다”며 “재운항 초기에 특가 전략으로 고객을 선점하면 그만큼 해외여행 재개의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1분기 저비용항송사의 영업이익 규모를 △제주항공 518억 원 △에어부산 418억 원 △진에어 369억 원 △티웨이항공 286억 원 등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의 재무건전성 회복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존을 위해 직원들을 내보내고 리스한 항공기를 반납하면서 허리띠를 졸라 맸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자금까지 받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재무건전성이 많이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국내 시장에 상장된 저비용항공사의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제주항공 442.6%, 진에어는 607.8%, 티웨이항공은 1654.9% 에어부산 869.4% 등이다 또한 이들은 수천억 대의 결손금이 누적된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향후 국제선 노선 운행 재개 및 운항확대에 따라 저비용항공사의 수익성 회복의 속도가 느려질수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국내의 저비용항공업계가 인구 규모에 비해 참여자가 많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좌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운임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된 상태이다"며 “하지만 항공 노선 운항이 코로나19 수준 이전을 회복하면 다시 예전처럼 치열한 운임경쟁이 펼쳐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