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부족 사태의 영향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퍼지면서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천연가스 수급 계획에는 아직 차질이 없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한파로 겨울에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올 겨울 한파로 천연가스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인천의 LNG 저장시설. |
24일 일본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겨울이 다가오면서 유럽과 아시아, 북미 등 세계 대부분 지역에 천연가스 수급 불안 가능성이 떠오른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전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부분의 국가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수출규제를 도입하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대부분 중단한 유럽에서 겨울을 앞두고 전 세계의 천연가스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어 공급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주로 천연가스 수입에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의존하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천연가스 수요를 최대한 줄이려는 전 세계의 노력과 올 겨울 날씨가 앞으로 전 세계 천연가스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LNG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천연가스 수입 물량을 줄이고 자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 생산을 확대해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같이 천연가스를 수입에 대거 의존하는 국가는 이른 시일에 대안을 찾기 어려워 이르면 연말부터 에너지 부족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겪게 될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11월까지 올 겨울에 필요한 천연가스 물량의 90%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물량 확보 방안을 찾아나서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등 국가의 이런 대응에도 겨울에 예상 밖의 한파가 찾아온다면 에너지 부족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계절성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올 여름 예상치 못한 폭염과 가뭄사태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산업용수가 부족해지며 여러 산업에 피해를 미친 사례가 있다.
올 겨울에도 이런 이상기후 사태로 예상 밖의 한파가 발생하고 난방용 및 산업용 에너지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심각한 에너지 부족 위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들은 LNG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당장 타격을 받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겨울 한파가 심각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LNG 전문 시장조사기관 우드맥켄지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전 세계 에너지 안보가 현재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유럽과 러시아의 에너지 무역 거래가 더욱 축소된다면 유럽 국가들은 올 겨울 필요한 천연가스 수요의 60~70%에 불과한 물량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에너지 수입 가격 급등과 물량 부족에 따른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와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충분한 LNG 수급을 위해 유럽과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며 “이번 겨울이 지나도 다음 겨울에 다시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