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WIPO(세계 지적 재산권 기구)에 두 가지 방식의 투명한 갤럭시 롤러블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했다.
두 가지 모두 투명한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지만 하나는 롤러블 패널이 측면에서 튀어나오고 다른 하나는 롤러블 패널이 수직으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해외매체 샘모바일은 15일 “삼성은 낮은 수요 문제 때문에 2016년 롤러블 올레드 패널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며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상황이 바뀌었고 롤러블 패널 기술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성공을 경험한 삼성전자가 이제 롤러블 스마트폰까지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패널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에 공급해 스마트폰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는데 롤러블 디스플레이까지 상용화한다면 차세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최주선 사장은 2021년 5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주최한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사용자들은 폴더블(접는), 롤러블(마는), 슬라이더블(미는), 풀스크린과 같은 여러 종류의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TV용 롤러블 디스플레이 개발도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퀀텀닷(QD) 올레드 패널을 더 얇게 만들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 올레드는 패널이 얇아지면 롤러블도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 롤러블 올레드를 개발, 생산하는 것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일각에서 나오는 말처럼 아직 개발 진척이나 상용화 시점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인 QLED를 생산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TV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TV용 QD올레드를 개발해 대형 롤러블 패널 개발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LCD가 구부리기는 가능하지만 휘거나 접기 어려운 것과 다르게 올레드는 패널이 얇다면 돌돌 말리는 롤러블 형태, 오목하거나 또한 볼록한 형태까지 다양한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가장 앞서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평판형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넘어 부드럽게 휘어지고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다. 2018년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가전전시회 CES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은 LG전자는 2020년부터 1억 원이 넘는 롤러블 TV를 판매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특허출원한 롤러블 스마트폰 설계. <샘모바일>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QD올레드도 말릴 수 있을 만큼 얇게 만든다면 기술력에서 LG디스플레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QD올레드는 퀀텀닷(청색 자발광 소재)을 주요 광원으로 사용해 올레드의 단점인 번인(잔상이 남는 현상)이 적고 기존 올레드보다 색 표현력, 시야각, 명암비 등 화질 특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연색을 구현한 차세대 패널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격을 따돌릴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물론 롤러블 TV는 아직 경제성이나 효용성 측면에서 부족해 대중화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올레드 기반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활용도 측면에서 여전히 잠재력이 높은 제품으로 여겨진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쓰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롤러블 올레드 패널을 자동차에 탑재하면 자동차 선루프나 천장을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구현하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IT매체 테크레이더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롤러블 TV는 ‘LG RX 롤러블 시리즈’ 올레드 뿐이다”며 “만약 삼성이 롤러블 TV의 QD올레드 버전을 만든다는 계획을 계속 진행된다면 LG RX 롤러블보다 저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